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841

태연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만약 그녀의 추측이 사실이라면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노인은 살아있는 화석 같은 존재였다.

“저 한 자루의 검만으로 아홉 개의 주를 얼어붙게 하고 검기가 십만 리를 가른다고 했어! 저분은 청산검문의 조상님이라 불리는, 수많은 전설을 남긴 검성 선배님이셔!”

기린왕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쿵, 쿵, 쿵.

숨조차 쉴 수 없을 만큼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노인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발걸음은 느리고 몸도 비틀거렸으나 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마치 거대한 산이 심장을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몰려왔다.

그 위압감에 수많은 이들이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청... 청산 검성...”

늙은 금오는 허리가 굽은 노인을 바라보자 숨이 멎을 듯했다.

“너... 네가 아직 살아 있었단 말이야?”

그러나 노인은 늙은 금오에게 단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오로지 이천후에게로 향했고 그는 이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어린 녀석, 너 꽤 마음에 드는구나. 인간족에도 대를 이을 자가 남아 있었어.”

“이천후, 선배님께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천후는 곧장 앞으로 나아가 허리를 숙였다.

그는 알고 있었다. 자신 때문에 청산검문이 직접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을.

조금 전 이 노인은 단 한 번의 검격으로 늙은 금오의 팔을 잘라냈다. 그에게 있어 이것은 강력한 지원이었다.

이에 이천후는 가슴 깊이 감사한 마음을 품었다.

“허허. 네 스승님 우암 대사는 우리 청산검문의 은인이야. 우리 청산검문은 비록 밖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은혜와 원한은 확실히 갚거든.”

노인은 나직이 웃더니 고목처럼 거칠고 마른 손가락을 뻗어 금오 대왕을 가리켰다.

“저놈을 죽여라. 저놈은 이미 네 손에 패배했어. 그리고 내가 여기 서 있는 한 누구도 널 건드리지 못해.”

“검성 선배님! 부디 이 일에 개입하지 마십시오!”

늙은 금오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졌다.

“흥.”

노인은 그제야 늙은 금오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 한없이 날카로운 살기가 서려 있었다.

“네가 먼저 협약을 어겼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협약을 들먹이며 나를 막아보겠다는 거야? 너, 목숨이 아깝지 않은 거지?”

순간 늙은 금오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그의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무리들 역시 참지 못하고 늙은 금오를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뻔뻔해!”

“스스로 협약을 어긴 주제에 이제 와서 규칙을 운운하는 거야?”

“수십만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젊은 세대의 싸움에 개입한 자가 대체 무슨 염치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아... 금오 대왕이 죽었어...”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이천후의 망설임 없는 일격, 그 장면은 모든 이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그는 정말로 금오 대왕을 죽였다.

“우리 수장 천하무적이네!”

탁재환이 큰 소리로 외쳤다.

만약 이 자리에 검성이 없었다면 그는 아마 성애 패밀리를 대표하여 즉시 인재를 모집했을 것이다. 그것도 성자, 성녀 급으로만.

그때 조민희가 중얼거렸다.

“저 자식... 진짜로 죽였어...”

그녀의 목소리는 경악에 차 있었다.

금오 대왕은 십대 절대 금지구역 중 하나인 만마곡 출신이었다. 그런데 이천후가 그를 죽였으니 분명히 끔찍한 후폭풍을 초래할 것이다.

한편 이때 태연은 미소를 살짝 지었는데 그 모습은 신선이 피운 꽃처럼 아름다웠다.

‘천후 씨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어.’

반면에 늙은 금오는 굳은 표정으로 손자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 순간 그의 영혼까지 얼어붙어 버린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