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1941

태상 장로는 주변을 둘러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더 기다려. 칠성성의 채운종과 우리 여황전은 인연이 깊어. 그들도 우리의 전송진을 이용해 등천로로 향할 예정이야.”

유청산은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물러섰다.

‘칠성성의 세력이라...’

이천후는 처음 태허 세계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발을 디딘 곳이 바로 칠성성이었다. 오랜만에 듣는 이름에 문득 연씨 가문의 상황이 궁금해졌다.

그때 여황전의 전주 초월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금빛 장식이 들어간 긴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며 성숙하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풍겼다. 그녀의 뒤에 한 젊은 여인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 여인은 몸에 꼭 맞는 금빛 갑옷을 입고 있어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길고 흰 목은 백조처럼 우아했고 가녀린 허리는 한 손으로 감쌀 정도로 가늘었으며 길고 늘씬한 다리는 단연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고한 기품과 당당한 태도를 지닌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일말의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이천후를 발견하는 순간 그녀의 몸이 살짝 떨리더니 이내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녀의 살기를 온몸으로 느낀 이천후는 고개를 들었다. 그 여자는 다름 아닌 황혜교였다. 얼굴은 혈색을 되찾았고 호흡도 안정적이었다. 확실히 팔역 용광로에서 입은 부상은 완전히 회복된 듯했다.

그녀의 눈빛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이를 보며 이천후는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여자는 원한을 쉽게 잊지 않는군... 황혜교도 예외는 아니야.’

황혜교는 강한 상대였다. 등천로에 오르면 분명 복수를 시도할 것이고 이는 그에게 성가신 문제가 될 터였다. 하지만 지금의 이천후는 예전과 달랐다. 황혜교가 함부로 나선다면 그는 기꺼이 그녀를 다시 한번 제압해 용광로에 가두고 말 것이다.

초월의 등장과 함께 여황전의 무리들은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특히 전주 곁에 선 황혜교를 본 많은 젊은 천재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아름답고도 고귀했으며 농염한 매력을 지닌 절세의 미녀였다. 몇몇 남자들은 이미 등천로에 도착하면 그녀와 친분을 쌓고 수호자가 되어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황혜교의 시선에는 오직 이천후만 담겨 있었다. 그것도 깊은 원한과 살기가 서린 눈빛으로. 마치 이천후를 찢어 죽이고 싶다는 듯한 강렬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렇게 자신을 노려보는 황혜교의 눈빛에 이천후는 괜한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이 여자, 대체 언제까지 이럴 작정이지?’

당장이라도 그녀를 다시 용광로에 가둬 끓여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채연입니다. 여러 선배님들께 인사드립니다.”

“은정입니다. 선배님들, 잘 부탁드립니다.”

채운종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공손하게 인사했다. 그로 인해 현장에 금세 활기가 돌았다. 여황전의 남자 제자들은 한층 더 열정적으로 다가가 그녀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중에서도 김시후는 유독 적극적이었다. 그는 보랏빛 옷을 입은 한 소녀의 손을 붙잡고는 손금을 봐주겠다며 유난히 친근한 태도를 보였다.

“이봐, 동생. 손이 참 작고 귀엽네. 혹시 미래가 궁금하지 않아?”

그의 과한 친절에 소녀는 얼굴이 새빨개져 버렸다.

이천후는 이 광경을 보고는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 있던 소지한과 눈이 마주치자 둘 다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뭐 하는 거야, 저 녀석들...’

이천후도 원래는 채운종 제자들과 말을 섞어볼 생각이 있었다. 연씨 가문의 소식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분위기 속에서 섣불리 나섰다간 김시후처럼 보일 게 뻔했다. 그건 아무래도 사양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