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2140

그 무덤 안에 무엇이 묻혀 있는지 확인하려면 반드시 이 선정진을 해제하고 완전히 장악해야 했다.

이천후는 붉은 돌무더기, 즉 석림을 꼼꼼히 관찰하며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계산하고 추론을 반복했다.

이내 그는 복잡한 수인을 연달아 날리기 시작했다. 별무리처럼 얽히고설킨 수인은 너무 빼곡해서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팠다.

조민희, 우나연을 비롯한 일행은 멀찍이 떨어져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 뿐, 감히 방해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쉬익.

이때 갑자기 지면 아래에서 뜨거운 화기가 솟구쳐 나왔고 그것은 마치 불기둥처럼 하늘을 향해 역류하듯 치솟았고 거기엔 천지를 진동시키는 용의 울음소리까지 얹혀 있었다.

모두가 화들짝 놀랐지만 다행히도 그것은 이전처럼 강력한 폭발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들은 단지 이천후가 손을 한번 휘두르자 그 불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장면만 목격했다.

곧이어 이천후는 반지에서 맑은 빛을 띠는 정석 무더기를 꺼내 자기 곁에 차곡차곡 쌓았다. 전부 상급 품질의 정석이었으며 그것들에서 진한 정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다시 붉은빛이 감도는 손바닥만 단검을 꺼내더니 맹렬한 속도로 그 정석들 위에 기묘한 부호와 문양을 새겨 나갔다. 그러자 돌부스러기가 튀고 에너지가 사방으로 흩날렸다.

부호가 새겨진 정석들은 곧 각기 다른 색을 띠며 마치 별들이 총총 떠 있는 듯 빛나기 시작했다.

이천후는 그 빛나는 정석들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땅에 파묻으며 이곳의 선정진과 교감하고 동화시키는 작업을 시작했다.

공작 성녀를 포함한 일행은 그 복잡한 광경에 눈이 빙글빙글 돌았고 무슨 원리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단지 이천후가 굉장한 실력을 지녔다는 사실만 명확히 느껴질 뿐이었다.

한 시간이 흐른 뒤 이천후는 마침내 배치를 마무리했다. 여덟 개 방향에 그가 직접 새긴 정석이 박혔고 그 순간부터 이 일대의 폭주하던 에너지는 점차 잦아들기 시작했다.

“후우...”

이천후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렇게 많은 공력을 들인 끝에 그는 이 선정진을 어느 정도는 장악한 셈이었다.

공작 성녀 등 일행이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이천후는 느긋하고 차분한 걸음으로 저 불길이 타오르는 화염의 심장부로 걸어 들어갔다.

그 순간 기이한 광경이 벌어졌다. 이천후가 발을 들이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화염은 고요해졌다. 마치 죽은 호수처럼 물결 하나 일지 않았고 위협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이천후가 선정진 안으로 무사히 들어갔어.”

멀찍이 떨어진 자리에서 공작 성녀가 넋을 놓은 채 중얼거렸다.

“하하, 내가 뭐랬어. 우리 수장이라면 반드시 해낼 줄 알았다니까! 자, 이제 우리도 가자!”

탁재환은 크게 웃으며 앞장서 뛰어들었다. 보물 찾을 생각에 눈이 뒤집힌 듯했다.

그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자 탁재환의 눈에 푸른빛이 번뜩였다.

“수장, 잘 파야 해! 안에 있는 보물을 전부 긁어내자!”

그는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닥쳐, 방해하지 마!”

초조해진 조민희는 즉시 탁재환을 제지했다. 무덤 속에서 무슨 괴물이 튀어나올까봐 걱정스러웠던 것이다.

“이천후,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빠져나와야 해.”

그녀는 크게 외쳤다.

그러자 이천후는 조민희 쪽으로 고개를 돌려 웃어 보였고 안심시키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을 흔들었다.

무덤 자체는 별다른 기이한 기운을 품고 있지 않았고 단지 이 선정진이 유독 강력했을 뿐이었다.

그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순식간에 무덤을 파헤쳤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안에는 관도 없고 시신도 없었다. 그저 붉은 흙만 가득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