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2144

금빛 새끼 사자는 한참 깊이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엄밀히 말하면 그건 ‘귀신’이 아니야.”

“귀신이 아니면 뭔데?”

이천후는 의아했다. 형체도 없고 음기가 소름 돋을 정도로 스며나오는데 그게 귀신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이를테면 그가 양신항아리에 넣어 봉인 중인 진혼체, 즉 진혼의식 속의 천시아 모녀 역시 본질적으로는 귀혼에 가까운 존재였다.

“그건 아주 오래된 존재야. 천도가 허술할 때에만 태어날 수 있는 녀석이지. 지금은 수련계에서 이미 사라졌다고 봐야 해.”

금빛 새끼 사자는 마치 나이든 현자라도 된 듯 허공을 바라보며 눈빛에 세월의 흔적을 담았다.

“수억만 년 전 천지의 법칙이 아직 온전하지 않았을 때 그런 존재는 제법 흔했어.”

이천후는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게 대체 뭐냐고? 빨리 말을 해, 왜 그렇게 질질 끌어?”

“그건 음신이야.”

금빛 새끼 사자는 그 단어를 내뱉으면서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생령이 죽으면 신혼도 자연스레 소멸되지. 그런데 일부 강력한 생령은 혼백이 흩어지지 않고 남는 경우가 있어. 그럴 때 천도는 천벌을 내려 벼락으로 그 혼을 쳐서 소멸시키려 해.”

“그래서 일반적인 음혼은 오래 살아남을 수가 없지만 아주 먼 고대에 천도 자체가 허술하던 시절엔 벼락이 내리긴 해도 그걸 피한 녀석들이 있었단 말이지. 그런 혼들은 천지를 떠돌며 정기, 심지어는 해와 달의 정화까지 흡수해 점점 강해졌고 그러다 이성마저 생겼어. 그렇게 생성된 게 바로 음신이야.”

“지금은 천도법칙이 완전무결하니 음신이란 존재 자체가 있을 수 없어. 그래서 바깥 세상에선 볼 수도 없지. 오직 이런 고대 등천로 같은 곳에서나 간혹 모습을 드러낼 뿐이야.”

“음신은 정말 강해. 고대에선 음신을 ‘귀선’이라 불렀어. 음신은 최소 만 년 이상을 존재해온 존재들이니까. 내 생각엔 네가 음신한테 찍힌 것 같아. 너한테서 풍기는 이 검은 기운은 음신 특유의 기운이야.”

“...”

이천후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새끼 사자가 지금껏 말한 것들을 통해 그는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정체불명의 존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도 느껴졌다.

그 존재를 탐색해보자 그것은 단순히 그림자가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하나의 ‘의식’이었다.

이천후의 정신력이 조그만 실개천이라면 그것은 말 그대로 바다였다. 신혼의 크기와 깊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게다가 형체도 있었고 눈은 흐릿하게 초록빛을 냈으며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등불처럼 일렁였다.

그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음기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고 서늘했다.

그 존재는 너무나도 빠르게 움직였고 이천후에게 반격할 틈도 주지 않고 곧장 그의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그의 영혼의 성소로 향했다.

이천후의 얼굴은 그 순간 확 하얘졌다. 금빛 새끼 사자가 말한 대로 이건 정말 음신이 맞았다. 음신은 지금 그의 몸 안으로 들어와 영혼의 성소를 차지하려 했다.

고민할 틈도 주지 않고 그 존재는 이미 이천후의 식해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러고는 마치 창공에서 뛰어내린 교룡처럼 광대한 물결을 일으켰다.

이천후의 얼굴빛이 달라졌다. 이 악마 같은 존재는 정말로 그의 육신을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만약 그 존재가 식해 속의 영혼의 성소를 점거해 버리면 그 순간부터 그의 몸은 완전히 음신의 것이 될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