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2218

만절 성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민예담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예담 성녀, 네가 자꾸 어리석게 고집을 부리면 머지않아 마도에 빠질 거야! 그때는 내 손으로 직접 너를 베겠어!”

그러나 민예담은 담담하게 받아쳤다.

“마도에 빠지면 뭐? 내 마음속에 밝은 거울이 있고 내가 악행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수백 년 후 세상 사람들은 나의 공덕을 칭송할 거야.”

“완고하기 짝이 없군! 민예담, 너 정말 구제불능이야!”

만절 성녀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그러나 민예담은 바람처럼 가벼운 태도로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수련한 동유 법안은 태고의 주황 마성이 창조한 건데 원래는 순수한 마공이었어. 네 주장대로라면 너야말로 진정한 요마야. 네가 요마를 모두 베겠다 했으니 먼저 네 자신부터 베는 게 순서겠구나.”

그러자 만절 성녀는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동유 법안은 비록 마공에서 유래했지만 내가 새롭게 개량해서 더는 마공이 아니야. 만일 언젠가 내 몸에 마기가 깃든다면 그 순간 나는 내 스스로 힘을 끊고 모든 동문 앞에서 검으로 자결하겠어!”

이천후는 코웃음을 쳤다.

요마와는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며 요마를 베는 걸 사명처럼 떠드는 만절 성녀가 정작 마공을 수련하고 있었다니, 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아이러니한 일인가.

민예담의 말이 옳았다. 만절이 요마를 벨 거라면 차라리 자기 자신부터 베어야 했다.

만절 성녀 같은 인물은 너무 극단적이다. 요마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모두 제거해야 한다는 식의 발상은 인간성조차 결여된, 오히려 요마보다 더 무서운 존재다.

수련계에서는 마공을 수련하거나 마보를 사용하는 자들이 수도 없이 많다. 문파의 장문이나 수련계 거두들 중에서도 선마양수를 행하는 건 흔한 일이다.

마공은 비유하자면 세상의 독약인 비소와도 같다. 분명 독이지만 병을 치료하는 약으로도 쓰일 수 있다.

만절 성녀의 주장대로라면 수련계 전체를 정화해야 할 판이다. 그 기준으로 보면 절반은 그녀의 칼끝에 쓰러질 운명이다.

그녀가 훗날 도를 이룬다면 오히려 수련계를 파멸로 몰아넣는 재앙이 될 것이다. 그것은 천마의 침공보다도 더 끔찍할지 모른다.

“나는 네가 한 말을 믿어. 하지만 지금은 너와 말싸움을 이어갈 생각이 없어. 싸운다 한들 결론이 나지 않으니까. 나는 이제 첫째 선배님에게 천마 전장의 상황을 보고하러 가야 하니 이만 가볼게.”

민예담은 또렷하게 말한 뒤 서원 제자들을 끌고 떠나려 했다.

게다가 지금은 더욱 민감한 시점이었다. 지존연맹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 균열이 생긴다면 그들은 틈을 타 침입해올 것이다.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바로 그때였다. 자주색 옷에 금실을 두른 여인이 급히 정원 광장으로 달려왔다. 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선배님들, 큰일이에요! 지존연맹 사람들이 저희 선석방에 나타났습니다! 천급 갑원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어요! 일곱째 선배님께서 그들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해서 저더러 급히 알리러 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천기 성지의 제자들은 일제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요즘 천기 성지와 지존연맹은 끊임없이 갈등을 빚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선석방에까지 찾아오다니, 이건 사실상 선전포고가 아닌가?

“하하, 잘 됐군. 천마 전장에서의 일도 아직 정리하지 못했는데 그놈들이 이렇게 스스로 찾아오다니. 얘들아, 무기 들어! 당장 가서 놈들을 쓸어버리자!”

만절 성녀는 살기를 감추지 않은 채 말하며 앞장섰다.

“진정해. 지금 중요한 건 그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거야.”

민예담은 차분하게 말하며 달려온 제자를 바라보았다.

“지존연맹이 우리 선석방에 온 이유가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