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하건 말건, 우린 그저 조용히 큰돈이나 벌면 돼요.”
가슴이 뻥 뚫리듯 상쾌해진 이천후가 연신 웃음 지었다.
이 혈삼이 있는 한, 이천후는 최상급의 단약을 연단해 낼 수 있었는데
예를 들면 혈연단, 응혈단, 금강단, 황용단 같은 것이었다.
이 단약들은 모두 수사의 혈기와 정신을 강화하는 약이었다.
이천후에게는 드래곤 팬던트가 있어 수련을 도와주었기 때문에 경지를 돌파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경지 돌파로는 무리가 있었다.
반드시 육체를 연마하고 혈기와 신체, 신백의 힘을 모두 강화해야 했다.
이것이야말로 수련의 길에서 더 멀리 나아갈 방법이었다.
이천후는 경지를 돌파하는 속도가 다른 이들보다 훨씬 빠른 상태라 혈백의 힘을 키울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런 그에게 이 혈삼을 손에 넣은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적절한 시기였다.
그리고 이 순간, 남희진은 마치 이천후의 소녀 팬이라도 된 듯이 숭배의 눈길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길을 가다가 돈을 줍는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이렇게 큰 액수의 돈을 줍는다는 말은 들어본 적 없었다.
‘1조 6천억이라니.’
이 소식이 새어나간다면 놀라움에 떨어진 눈만 해도 한 무더기는 될 것이다.
“천후 씨, 어떻게 저 안에 든 것이 혈삼이라는 걸 알았어요?”
남희진이 호기심이 가득한 눈길로 물었다.
이천후가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가 본 오래된 인삼은 보기에는 이미 말라비틀어진 모양새라 약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나는 분명히 그 속에서 혈기가 뿜어져 나오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 속에 든 것이 혈삼이라는 것을 추측해 냈죠. 사실 그 뚱뚱한 노점 주인은 결코 유미옥을 속인 게 아니었죠. 분명 수백 년 된 인삼이 맞았으니. 그저 속에 든 이 혈삼이 모든 약기운을 흡수해 버렸기에 말라 버린 것뿐이죠.”
이 말을 들은 남희진은 이천후에게 더욱 큰 감명을 받았다.
조금 전 둘러싸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였으나 이천후만이 진정한 가치를 알고 있었다.
그의 안목은 실로 대단했다.
사실 이천후가 혈삼의 정체를 감지할 수 있었던 건 신념을 통달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바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자의 이점이었다.
고무 술사들이 하는 수련은 무예에 관한 것이라 아무리 심오하게 수련한다고 해도 신념을 통달해 내긴 어려웠다.
이천후가 단약을 연단해 내는 데는 대여섯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 기간 남희진은 항상 옆에서 이천후가 단약을 만드는 모습을 뺨에 손을 얹고 지켜보고 있었다.
이천후는 그녀를 쫓아내고 싶었지만, 그녀는 생떼를 쓰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설날에 떡국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기대에 찬 눈길로 연단 과정을 지켜보았다.
이천후가 연단로를 열었을 때 총 다섯 개의 단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하나 같이 꽤 그럴듯했다.
“이게 바로 미더릭 단약인가요?”
남희진은 이천후의 손에 들려있는 거무스름한 진흙 뭉치 같은 단약을 바라보며 버드나무잎 같은 눈썹을 살짝 올렸다.
“맞아요, 한 알만 먹으면 몸속의 불순물들을 대부분 씻어낼 수 있죠.”
이천후가 말했다.
“정말요?”
남희진은 이 진흙 뭉치 같은 단약이 정말 그 정도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먹어 보면 알게 될 거예요.”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