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485

한아연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시체를 바라보며 다가갔다. 그 시체는 그녀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고 등까지 늘어진 머리카락을 보아 여자인 것 같았다.

시체는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고 몸 전체가 얼음물에 잠겨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시체의 몸에 길게 이어진 상처였다. 시체를 뒤집어 보니 그것이 화상 자국처럼 보였다.

“어떻게 이런 상처를 입었지? 혹시 번개에 맞은 건가?”

한아연은 혼잣말을 하며 상처를 살펴보았다.

시체가 입고 있던 옷은 매우 화려했다. 어두운 금빛이 도는 옷감은 물방울이 연잎 위를 구르듯이 미끄러지며 전혀 젖지 않았다. 만져보니 옷감은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한아연은 한씨 가문의 장녀로서 평소에 고급스러운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자주 입었지만 이런 종류의 천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시체의 얼굴은 얼어붙어 부어오르지 않았고 외모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안타깝네. 이렇게 예쁜 여자가 여기서 죽다니...”

한아연은 씁쓸하게 웃으며 그 여인과 같은 처지가 될 자신을 떠올렸다. 그녀도 이 여인처럼 곧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이대로 물웅덩이에 누워 있게 할 순 없지. 어디 좀 더 나은 곳에 묻어줄까.”

한아연은 중얼거리며 시체를 끌어올려 묻을 장소를 찾으려 했다.

그 순간 시체의 품속에서 검은 상자가 하나 떨어져 나왔다. 손바닥 크기 정도의 이 상자는 매우 무거울 것 같았고 마치 벼루처럼 보였다. 그와 동시에 고대의 그림이 담긴 두루마리도 함께 떨어졌다.

“어라?”

한아연은 많은 것을 겪어본 사람이었고 수도자들과도 여러 번 교류한 적이 있었다. 한씨 가문에도 무도를 수련하는 무사들이 있었다. 이천후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 영약은 한씨 가문에서 제일 좋다는 영지환이나 인삼환보다 수천 배는 더 신비로워.”

한아연은 한씨 가문에서 우미란이 가끔 가져다준 희귀한 보약을 떠올리며 눈앞의 이 아홉 개 구멍이 뚫린 영약과 비교해 보았다. 그 보약들은 이 영약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엄마도 말한 적이 있었지. 전설 속에 어떤 신비한 영약이 있는데 그 약을 먹으면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고 내장이 건강해지며 정신이 맑아진다고. 한 알만 먹어도 탈바꿈할 수 있다던데... 이 금색 영약이 바로 그런 약인 걸까? 단지 향만 맡았을 뿐인데도 이렇게 힘이 나는 걸 보면...”

한아연은 손에 든 이 신비로운 영약을 바라보며 먹을지 말지 고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