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502

차 안은 침묵이 흘렀다. 진희원은 심명수와의 일로 마음이 심란해졌다.

그러나 옆에서 운전하는 이천후를 바라보자 그녀는 기분이 조금씩 나아지는 듯했다.

“천후 씨, 천후 씨는 말로만 듣던 수도자 맞죠?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수도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그래서 전 천후 씨 같은 사람들을 늘 동경해왔어요. 지난번에 별장에서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때는 왕운성이 그렇게 악랄한 수도자의 부하일 줄은 몰랐어요. 제가 너무 안일했던 거죠.”

진희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지난번 일을 떠올리면 그녀는 아직도 두려움에 떨었다.

만약 이천후가 아니었다면 진희원은 지금 어떤 끔찍한 운명을 맞이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단지 밥을 먹고 잠을 잘 곳을 찾고 싶을 뿐이었지 진희원과 너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천후 씨, 은주 언니는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이때 진희원이 심은주 이야기를 꺼냈다.

“잘 지내고 있어요.”

이천후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진희원의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이야기의 끈을 놓지 않고 말했다.

“은주 언니는 정말 너무 예뻐요. 어릴 적부터 저는 어떤 여자 앞에서도 기죽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은주 언니 앞에서는 제가 그저 초라한 들러리처럼 느껴졌어요. 천후 씨와 은주 언니... 두 분은 연인 사이인가요?”

하지만 이천후는 대답하지 않았다. 심은주와의 관계가 복잡해서 한, 두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현재 둘의 관계는 정확히 말하자면 사제지간이었다.

진희원은 이천후가 대답하지 않자 그가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 생각하고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녀는 심은주 같은 절세의 미모와 기품을 가진 여인만이 이천후 같은 남자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진희원은 이천후에게 몇 가지 더 묻고 싶었지만 이때 마침 홍함 레스토랑에 거의 도착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천후는 차를 돌려 한 검은색 벤츠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천후는 그 차에 탄 건장한 청년에게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 그 기운은 바로 흑요 고충의 기운이었다.

이천후는 홍콩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석민의 윗선을 찾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 건장한 청년은 유석민의 윗선이 아닐 수도 있었다. 어쩌면 유석민처럼 흑요 제국을 위해 일하는 졸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사람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었다. 그 청년을 따라가면 유석민의 윗선을 찾을 가능성이 있었다.

이천후는 반드시 그를 잡아내야 했다. 흑요 제국의 일반 졸개들은 놔두더라도 윗선이라면 한 명도 남기지 않고 모두 처단할 생각이었다. 이백헌까지 처단할 때까지 말이다.

이는 한아연을 위해 복수하는 것이었으며 흑요 제국에게 그의 여인을 해치면 어떤 결과가 따를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천후는 심지어 흑요 제국의 본거지를 찾아내어 그들을 모두 소탕해 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때 진희원이 다급하게 말했다.

“천후 씨, 홍함 레스토랑은 이쪽 방향이 아닌데요. 내비게이션 따라가세요.”

이천후는 그제야 진희원이 옆에 앉아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약간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해요, 희원 씨. 방금 아주 중요한 사람을 봐서 따라가야 했어요. 이게 희원 씨 차라는 것도 잊고 있었네요. 내가 먼저 내려서 볼일을 마친 후에 다시 식사하러 갈까요?”

진희원은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도 같이 갈게요. 제 차니까 마음껏 써요.”

이때 이천후는 이미 웨이터에게 VIP카드를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고 웨이터는 확인을 마친 후 그들을 맞아들였다.

“306호실로 가죠.”

이천후는 그 건장한 청년이 305호실에 들어간 것을 이미 감지했다. 그 청년은 두 명의 여자를 데리고 있었다. 이웃 방인 306호실이 비어 있음을 알게 된 이천후는 그 방을 선택했다.

이천후와 진희원이 방에 들어가자마자 이천후는 문을 닫았다. 그때 진희원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이천후의 행동이 마치 그녀를 데리고 호텔 방에 들어온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진희원은 자신이 이천후처럼 잘 모르는 남자와 방을 잡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녀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었기에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천후 씨가 무슨 요구를 하면 어떡하지?’

진희원의 심장이 이상하게도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점점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보통 이런 룸에 오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진희원은 알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 전에 다른 룸에서 희미하게 신음 소리가 들리는 것도 들었다.

‘천후 씨가 어떤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나를 방에 데려와 문을 닫은 걸까?’

방 안의 분위기는 더더욱 아슬아슬한 느낌을 자아내어 진희원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하얀 얼굴은 이미 뜨거워지고 붉게 물들고 말았다.

그러나 이천후의 모든 신경은 옆 방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문을 닫는 순간부터 자신의 신식을 곧바로 옆 방으로 보냈다.

그 방에는 두 사람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을 보자마자 이천후는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저놈이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