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529

문 앞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아름다운 그녀는 마치 빙산처럼 차갑고 고고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바다처럼 깊고 그 속엔 다가가기 어려운 냉정함이 깃들어 있었다. 피부는 흠 없이 하얗고 세월의 흔적이 남긴 듯 우아한 광택이 은은히 빛나고 있었다.

콧날은 오뚝하고 입술 라인은 선명하며 모든 세부적인 부분이 비범한 기품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폭포처럼 어깨 위로 흘러내리며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키가 크고 우아한 몸매는 마치 빙산의 여신을 연상시키며 사람들로 하여금 경외와 동경을 불러일으켰다. 그 여자는 바로 임은설이었다.

“은설아, 드디어 돌아왔구나! 엄마는 네가 걱정돼서 매일 눈물로 지새웠어. 네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아가겠니...”

유미옥은 임은설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와 두 팔을 벌려 임은설을 끌어안으려 달려갔다.

그러나 임은설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유미옥을 밀어냈다. 그녀의 동작과 표정에서 거리감이 느껴졌다.

유미옥은 순간 멈칫했다.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이 이미 임은설을 둘러싸고 있었다.

“언니, 드디어 돌아왔네.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야? 다들 너무 걱정했잖아.”

“은설아,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돌아왔으면 됐어.”

“언니가 열일곱 날이나 실종됐던 동안 나랑 이모는 온 세상을 다 뒤져가며 찾아다녔어. 너무 울어서 눈이 다 부었단 말이야...”

임은설을 본 친척들은 그동안 쌓아왔던 감정이 폭발했고 기쁨과 흥분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임은설은 가족들의 걱정과 따뜻한 말에도 별로 반응하지 않았고 단지 차분하게 말했다.

“전 괜찮아요. 걱정 끼쳐서 미안해요.”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고 어딘가 냉정함이 묻어 있었다. 임씨 가문의 친척들은 순간 당혹스러워했다. 그들은 임은설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꼈다. 임은설은 더 이상 그들과 가까운 사이가 아닌 듯 말했다.

“은설아,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니?”

임청원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건 신경 쓰지 마세요.”

임은설은 고개를 저었다. 목소리 속에 담긴 냉기가 임청원에게까지 전해졌다.

“은설아...”

그는 마치 목에 무엇이 걸린 듯 메었고 눈앞의 딸이 낯설게 느껴졌다.

이때 천도희가 말했다.

“은설아, 너... 너 왜 이래?”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때 천도희가 눈치없이 말했다.

“언니, 낯선 사람에게 은설 제약을 맡길 바에야 차라리 나에게 맡기는 게 낫지 않겠어? 난 명문대를 졸업했고 배운 것도 많아서 작은 회사 하나쯤은 손쉽게 관리할 수 있어. 당장 나를 은설 제약의 대표로 임명해 줘도 아무 문제 없잖아?”

“넌 안 돼. 이미 결정했으니 앞으로 회사 일은 강수연 씨가 책임질 거야.”

임은설은 담담하게 말하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했다.

“안 돼. 언니!”

천도희는 다급히 임은설을 따라가 길을 가로막으며 분노에 차 말했다.

“언니, 지금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우리 가문의 자산을 외부인에게 넘긴다고? 그건 절대 반대야.”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