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674

이해진의 비굴한 모습을 본 연태식은 짜증스럽게 손을 휘저으며 담담히 말했다.

“내가 너에게 줄 시간은 10분뿐이야. 돈을 못 내면 네 가족이 네 시신을 수습하게 될 거야.”

“가자!”

연태식은 사람들을 데리고 룸을 나갔다.

“이제 어쩌지?”

이해진은 뜨거운 가마솥 위의 개미처럼 초조하게 움직였다.

“66억 원을 나보고 어떻게 구하란 말이야?”

이해진은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을 훑었다.

김지혜 일행은 서로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희들 뭐야? 벙어리라도 됐어? 술도 마셨고 음식도 먹었으니 다들 도망갈 생각하지 마!”

이해진은 싸늘하게 말했다.

김지혜 일행의 얼굴이 변했다. 이해진의 말에 따르면 이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돈을 내야 한다는 뜻 아닌가.

“해... 해진 오빠, 이건 오빠가 쏘는 거 아니에요?”

김진주가 이해진을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X발. 내가 쏘긴 뭘 쏴!”

이해진은 분노에 차 욕설을 퍼부었다.

“66억 원이라잖아. 할 수 있으면 네가 한 번 쏴보지 그래? 술이랑 음식을 다 같이 즐겼으니 각자 나눠서 더치페이해!”

그 말을 듣자 김지혜와 다른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설마 이해진이 더치페이를 하자고 할 줄이야.

이해진은 전에 자신이 이번 식사를 쏘겠다고 가슴을 치며 말했었다. 최고급 호텔에서 최고의 음식과 술을 먹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음식값이 너무 비싸니 이제 와서 각자 내자니, 정말 무책임한 사람이 아닌가.

사람들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이해진은 화를 내려고 했다. 그때 옆에 있던 이천후를 발견하고 그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야, 이착. 너도 포함이야. 우리 다섯 명이니까 각자 13억 2천만 원씩 내면 돼. 네가 먼저 시작해!”

“뭐요?”

이천후는 코를 만지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해진이 형 말이 맞아요. 지배인님, 돈을 받으려면 저 사람한테 받으세요. 오늘은 이착이 쏘는 자리 맞아요.”

이우진도 거들었다.

김지혜는 눈살을 찌푸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경멸의 기색이 역력했다.

김지혜도 이천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해진과 이우진이 억지를 부리며 이천후를 모함하는 모습을 보니 그들의 인성이 참으로 비열하다고 느꼈다. 원래는 이해진과 더 가까워질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지혜가 이천후를 도와 솔직하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김진주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오늘 이착이 쏘는 자리 맞아요. 해진 오빠는 이착한테 당한 거예요! 돈을 받으려면 이착한테 받으세요!”

“뭐?”

일행 모두가 이천후를 향해 화살을 돌리자 연태식은 코를 만지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해진 일행을 바라보며 마치 바보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눈앞의 이천후라는 청년은 정체가 신비롭고 강력한 인물이었다. 연태식의 상사인 연정식조차도 이천후와 잘 지내려고 애썼던 것이다.

그런데 이 세 명의 젊은이들은 이천후와 함께 있으면서도 그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오히려 그를 헐뜯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