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683

물론 유나영이 상경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 된 것은 표면적인 사실일 뿐이었다. 상경은 깊고 복잡한 물줄기처럼 재벌들과 권력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기에 실제 실력을 따지자면 유나영은 순위에 들지 못할 것이다.

저녁 노을빛이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방 안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지금 신도의 한 개인 별장에서 17, 18세쯤 되는 소녀가 병상에 누워 있었다. 그녀는 의식을 잃었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창백했다.

병상 옆에는 한 여인이 앉아 있었는데 무표정해 보였지만 아름다운 눈동자가 간간이 떨릴 때마다 그 안에 깊은 불안과 분노가 서려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여인은 이미 오랫동안 권력의 정점에 서 있었기에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모습은 폭풍 전야와 같은, 극도로 화가 난 상태라는 것을.

“누가 내 딸을 해치려 하는 거지?”

여인은 억눌린 분노를 담아 낮게 물었다.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말했지만 그녀의 눈은 한순간도 딸의 창백한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십수 년 전 그녀의 남편도 같은 병으로 죽었다. 지금 딸이 앓고 있는 병과 똑같은 증상이었다. 처음엔 몸 전체에 고통이 시작되더니 점차 혼수상태에 빠졌고 몸의 기능이 하나씩 퇴화하면서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여인은 검은색 여성용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는 여전히 잘 드러났다. 키가 170cm가 넘는 우아하고 풍만한 몸매는 치명적인 매력을 풍기고 있었고 다리는 곧고 매끈했으며 반짝이는 검은 구두와 함께 아름답게 뻗은 라인이 돋보였다.

그때 한 노인이 방으로 들어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사모님, 연정식 씨가 사모님을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한 청년도 함께 왔는데 말로는 명의라고 합니다.”

“신도의 왕 연정식이요?”

유나영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연정식은 그녀의 친구이자 한때 그녀를 열렬히 쫓았던 남자였다.

“네, 맞습니다.”

노인은 공손히 대답했다.

“명의도 같이 왔다고요?”

유나영의 눈썹은 더 깊게 찌푸려졌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말했다.

“이제는 의사들한테 기대도 없어요. 그동안 명의라고 불리는 사람들 하나같이 다 소용없었어요. 아현이의 병을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잖아요.”

“그럼 돌려보낼까요?”

노인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유나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연정식은 유나영 앞에서 약간 긴장한 듯 말을 이어갔다. 그도 고위직에 있었지만 절세미녀 유나영 앞에서는 심장이 마구 뛰었다.

“이천후입니다.”

“그래?”

유나영은 눈길을 이천후에게로 돌렸다. 그러나 이내 그녀의 눈에는 실망과 함께 분노가 떠올랐다.

“연정식, 이 사람이 네가 말한 명의라고? 이렇게 어린 애를 데려와? 나를 놀리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

유나영은 차갑게 말했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이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께서 저를 못마땅해하신다면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이천후는 바로 돌아서서 문을 향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