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803

그들은 마치 연인처럼 매우 친밀하고 애정 넘쳤다. 그러나 대낮에 저렇게 다정하게 구는 모습은 아무리 커플이라 해도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였다.

더군다나 김은미는 소우현의 아내였으니 이러한 행위는 단순히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 이상의 것이었다.

순간 이천후는 눈빛이 차가워졌고 입가에 냉소가 떠올랐다.

“우현아, 빨리 가지 요리 좀 내와. 그리고 양고기볶음이랑 묵은지닭고기찜도.”

노경택은 명령조로 부엌을 향해 소리치며 태연하게 자리에 앉았다.

연기로 가득한 부엌에서 고된 삶의 흔적이 남은 소우현의 얼굴이 슬쩍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눈에는 분노와 좌절, 그리고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빨리 해! 또 지난번처럼 소금 많이 넣으면 네 앞니 두 개 날려버릴 테니까 조심해!”

노경택은 밥상 위에 팔을 얹고 으스대며 외쳤다. 김은미는 그의 옆에서 화사하게 웃으며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노경택이 그녀의 진짜 남편인 것처럼 말이다.

이천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현 씨는 지금 부엌에서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데 그쪽은 우현 씨의 아내면서 다른 남자와 눈을 맞추며 애정 행각을 벌이고 있어요? 자기 행동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오히려 사람들 눈에 그쪽들이 다정해 보이길 바라는 거예요?”

“진짜 더러운 여자네.”

이천후는 가차 없이 말했다.

“X발, 넌 뭐하는 놈이길래 내 일에 참견이야?”

김은미는 화가 나서 이천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흐흐...”

옆에 있던 노경택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이천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마치 그를 노리는 맹수처럼 입술을 핥으며 물었다.

“너 뭐하는 놈이야? 괜히 남의 일에 참견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알겠어?”

이천후는 김은미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 여자는 누구야?”

“소우현의 마누라지! 온 동네가 다 아는 사실인데 그걸 물어 뭐하냐?”

노경택은 몸을 흔들며 대답했다.

이천후는 다시 물었다.

“그럼 넌 누군데?”

“나? 하하!”

노경택은 마치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라도 되는 듯 가슴을 펴고 말했다.

“나는 서산 시장의 거물 노경택이다!”

그는 스스로를 ‘거물’이라고 부르며 자신만만해했지만 이천후의 눈에는 전혀 대단하게 보이지 않았다.

김은미는 처음에는 몇 마디 더 하려다 그 광경에 몸이 마치 전기에 감전된 듯 얼어붙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웃들도 모두 놀라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다.

“천후 씨, 무슨 일이에요?”

부엌에서 소리를 들은 소우현은 앞치마를 두른 채 급하게 뛰쳐나왔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노경택과 당황한 김은미, 그리고 화가 난 이천후를 보고 그는 그제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았다.

이천후는 소우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렇게 살아온 거예요? 그동안?”

“저...”

소우현은 당황해서 안절부절못했다.

곧 그는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실 그는 이런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배경 없는 시골 남자로서 예쁜 외모의 아내를 지키기엔 힘이 없었다.

예전에는 싸워보기도 했지만 결국 얻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그러다 열정은 사라지고 결국 현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수년간 고통 속에서 순응하며 살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