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850

“이게 말이 돼? 박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왜 이렇게 공손하게 이착을 맞이하는 거야?”

김지혜는 놀라서 소리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방혜윤 역시 같은 표정이었다.

‘이착이 이렇게까지 대접을 받다니, 설마 주도운보다 더 대단한 인물인 걸까?’

반면 임소희는 잠시 놀라움을 뒤로하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엄마가 여기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착 오빠의 위엄을 직접 볼 수 있었을 텐데요! 신도의 여신 유나영조차 길을 비켜주고 박씨 가문의 경호원들마저 이착 오빠를 공손하게 맞이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엄마는 권력과 명예를 좋아하죠. 하지만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는 진성우 씨는 이착 오빠 앞에서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뿐이에요!’

다른 사람들 역시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나영이 이천후에게 길을 비켜준 것은 그나마 그녀가 대범해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박씨 가문의 경호원들까지 이천후에게 이렇게까지 공손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혹시 이천후가 정말 엄청난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때 별장에서 한 중년 남자가 나왔다. 그는 깔끔한 정장을 입은 채 미소를 지으며 이천후에게 다가와 말했다.

“이 대사님,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저희 아가씨가 이미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천후는 주위의 경호원들을 한 번 둘러본 뒤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이렇게 떠들썩하게 만든 거죠?”

이천후는 원래 화려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전날에 그는 심명수를 통해 박씨 가문의 박노원에게 지나치게 성대한 환영식을 하지 말라고 미리 경고했었다. 심지어 박노원이 직접 나와서 맞이하려는 것조차 거절했을 정도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 이천후를 맞이한 이들은 수백 명의 경호원이 아니라 박씨 가문의 고위층 인사들이었을 것이다.

오늘 박씨 가문의 고위층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처럼 많은 경호원을 동원해 큰 소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이천후는 불쾌감을 느꼈다.

박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지만 박씨 가문의 집사 자리에 올라있는 허윤철은 당연히 눈치가 빠른 인물이었다.

그는 이천후가 불편해하는 기색을 알아채고는 곧바로 말했다.

“이 대사님, 사실 이 경호원들은 원래 유나영 씨를 맞이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대사님도 저희 박씨 가문의 귀한 손님이시기에 이들이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이천후를 맞이하는 임무는 박노원의 딸 박진경에게 맡겨져 있었고 조금 전 허윤철이 언급했던 ‘아가씨’가 바로 박진경이었다.

“그렇군요.”

이천후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가 별장 안으로 들어서자 뒤에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던 진성우는 허윤철의 말을 듣고 나서야 겨우 안도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박진경은 몸을 살짝 굽혀 공손히 인사했다.

그녀는 몸에 딱 맞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그 아름다운 자태는 누구라도 한 번쯤은 눈길을 줄 만했다.

그리고 반쪽만 드러낸 얼굴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경 씨는 참 아름답네요. 하지만 진경 씨 눈에 살기가 도는데요.”

이천후는 박진경을 쓱 훑어보고 무심하게 말했다.

그 말에 박진경은 멈칫하더니 웃고 있던 표정도 굳어지고 몸도 떨었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당부를 떠올리고 더욱 낮게 몸을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습니까.”

“그래요? 그렇다면 진경 씨 눈에 도는 살기가 어디서 오는 건지 말해보세요.”

이천후는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 물었다. 박진경과는 오늘 여기서 처음 만났고 서로 원한이 있을 리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 눈속에 숨겨진 살기는 분명 느껴졌다. 다만 그 살기가 자신을 향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박진경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제 가족 중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그분의 성함은 박상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