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874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빠르게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이해진을 제압해서 인질을 풀어주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그건 위험했다. 지금 이홍광의 상황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홍광이 무사히 구출되어 안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이해진, 네가 보낸 사람들에게 이홍광 할아버지를 해치지 말라고 해. 그럼 내가 물건을 줄게.”

이천후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천천히 말했다.

“좋아. 네가 천년 산삼과 약 처방을 넘기면 어르신의 머리카락 한 올도 건드리지 않을게.”

이해진은 차갑게 대답했다.

이천후는 눈을 가늘게 뜬 채 휴대폰을 꺼내 들고 말했다.

“내가 심명수 씨에게 전화를 걸어 천년 산삼을 보내라고 할게. 약 처방은 지금 바로 써줄 수 있어.”

그 순간 아무도 휴대폰을 들고 있는 이천후의 손이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당연히 그가 이미 심명수에게 [이홍광 할아버지를 구출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을 조용히 마친 후에야 이천후는 연결되지 않을 번호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그는 시간을 끌고 있었다. 심명수가 이홍광을 구출할 때까지 말이다.

“이착,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이딴 식으로 꾸물거리다간 어르신의 다리를 부러뜨리라고 할 거야!”

이해진은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천후는 전화를 건다며 십여 분을 끌었지만 여전히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지금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거 아니에요?”

주도운이 다가와 이천후에게 말했다.

“전화 연결됐어요.”

이천후는 주도운을 흘끗 쳐다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십여 분의 시간이 지났다. 만약 심명수가 이홍광을 구하지 못했다면 그는 정말로 무능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천후 님, 어르신은 이미 무사히 구출되었습니다. 상대는 총 세 명이었는데 모두 처리했습니다!”

그때 심명수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그 말을 듣자 이천후는 드디어 안심할 수 있었고 더 이상 주저할 필요가 없었다.

이천후가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일이지만 이해진과 주도운은 아직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해진은 이홍광을 건드리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그는 이미 죽음에 이를 죄를 저지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가족은 이천후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였고 그걸 건드리는 자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저놈을 제압해요! 힘껏 때리라고요! 저놈이 항복할 때까지!”

이해진은 분노에 사로잡혀 표정이 일그러진 채 이천후를 가리키며 고함쳤다.

그러자 주도운의 네 명의 보디가드가 일제히 앞으로 나섰다.

하지만 그들은 곧 더 빠른 속도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이천후의 주변 3미터 이내로 발을 내딛는 순간 강력한 힘이 다가와 그들을 밀어냈다.

네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합쳐서 7, 800근의 무게를 자랑하는 그들이 마치 가벼운 종이처럼 튕겨나가 벽에 세차게 부딪혔다.

그들은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두어 번 비명 지르고는 눈알이 뒤집힌 채 고통 속에서 기절해버렸다.

“이, 이게 대체...”

이 광경을 본 이해진과 주도운은 공포에 휩싸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거금을 들여 고용한 격투에 능한 보디가드들이 이천후 주변 3미터 안에 들어서지도 못하고 그대로 튕겨 나가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