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885

그때 진가영의 시선이 옆에 서 있던 심명수에게로 향하더니 곧바로 눈이 반짝였다.

그녀의 눈에 심명수는 키도 크고 잘생긴 데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슈트가 품격을 더해주고 있었다.

진가영은 혀를 내밀며 생각했다.

‘이 사람이 회장님이겠지? 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이렇게 멋진 분위기까지 풍기잖아.’

‘예상치 못했는데 새로 온 회장님이 이렇게 멋진 남자일 줄이야. 하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하지?’

진가영은 조심스레 다가가 심명수를 훑어보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회...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지... 진가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진가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명수가 냉정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사람 잘못 봤어요. 난 회장님이 아니에요.”

“네? 그럼 회장님은 누구신가요?”

진가영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자 심명수는 이천후를 가리켰다.

“이분이 회장님이세요.”

“얘가요?”

진가영은 이천후를 흘끗 보고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비웃었다.

“농담도 참! 얘는 그냥 내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이런 애가 회장님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요?”

그 말에 심명수는 가소롭다는 듯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마치 바보라도 보는 것처럼 진가영을 바라봤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조금 전 떠났던 진상욱이 갑자기 다시 돌아왔다. 그의 손에는 서류가 들려 있었다.

“회장님, 제가 깜빡하고 이 서류를 못 드렸습니다. 여기요.”

그는 서둘러 달려와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서류를 이천후 앞에 공손히 내밀었다.

“뭐요? 상욱 오빠, 지금 이 사람한테 회장님이라고 했어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진가영은 그 장면을 보고 멍해졌다.

진상욱은 코를 훌쩍이고 눈물을 흘리며 다시 이천후 앞에서 간절히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이천후는 차가운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옆에서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군자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진다는 말을 들어봤어요?”

진상욱이 고개를 들어보니 어떤 잘생긴 남자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차가움 그 자체였다.

“군주가 한 마디 실없는 농담을 하면 그로 인해 생령이 도탄에 빠지고 나라가 멸망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예전에 한 왕이 농담으로 지방 토호를 부른 건 미인의 웃음을 얻기 위해서였죠.”

“그러나 그 농담으로 인해 왕은 천하의 신뢰를 잃었고 275년 동안 이어지던 왕조가 멸망하게 됐어요!”

“회장님은 옛날의 왕과도 같은 분이세요. 회장님의 말씀은 금과옥조와도 같죠. 한 번 내뱉은 말은 돌이킬 수 없는 법인데 감히 그걸 바꾸라고요?”

심명수는 진상욱을 바라보며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냈다.

진상욱은 그 기운에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마치 죽음의 신 앞에 선 듯한 느낌을 받았고 심명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벌한 기운이 그의 영혼까지 떨리게 했다.

“이미 해고한다고 했으니 물릴 수 없어요. 이제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어요. 당장 꺼져요!”

심명수가 발을 탕 구르자 진상욱은 혼비백산하며 허둥지둥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