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 전처가 후회했다 นิยาย บท 936

“그만... 그만하세요.”

황윤석은 얼굴이 엉망진창이 된 채로 손을 내저었다.

“김청하 아버지가 자기 딸을 저한테 판 거지, 저는 원래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어요. 형님, 제발 더는 때리지 말아 주세요.”

그때 옆에서 그동안 조용히 구경만 하고 있던 김태길이 갑자기 흐느끼며 말했다.

“청하야, 제발 아빠를 여기서 데리고 나가줘. 내가 2억 원 빚을 져서 이 사람들이 날 죽이겠다고 했어. 사랑하는 내 딸, 아빠가 잘못했어. 이제 절대 다시는 도박하지 않을게. 이번이 마지막이야. 제발 믿어줘.”

그러나 김청하는 김태길을 바라보며 혐오에 찬 표정을 지었다. 그런 말을 도대체 몇 번이나 들어왔는지 셀 수도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조금 전 황윤석이 자기를 방으로 끌고 가려 할 때 김태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서 보고만 있었다.

이젠 정말 더 실망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눈물로 얼굴을 적시며 애원하는 아버지를 보니 김청하는 또다시 마음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기 때문이다. 김청하는 이를 악문 채 갈등했다.

김청하가 아무 말이 없자 김태길은 이번에는 이천후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간절하게 말했다.

“이 서방, 제발 나를 여기서 데리고 나가줘. 내가 여기 다시는 안 올게. 제발 이 장인어른을 불쌍히 여겨 주게나.”

이천후는 황당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언제 그쪽 사위가 된 거야?’

“아빠, 함부로 말하지 마요.”

김청하는 얼굴이 붉어진 채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저 못난 아버지가 이천후를 자신의 사위라고 부르다니, 그건 곧 이천후가 자기 남편이 되는 꼴 아닌가...

한편 황윤석은 통증에 거의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그는 당장 병원에 가서 치료받고 싶을 뿐인데 눈앞에서 그들이 갑자기 한가롭게 가족 상봉을 벌이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는 간절한 표정으로 이천후를 바라보며 비위를 맞추듯 말했다.

“형님, 제발 김태길도 데려가세요. 그 2억 원도 받지 않겠습니다.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병원에 가야겠어요...”

“난 청하 씨만 데려갈 거야. 이 사람은 나랑 상관 없어.”

이천후는 김청하를 가리키고는 김태길은 무시했다.

김청하가 깡패들에게 끌려갈 때 김태길은 옆에 있었으면서도 아무런 말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딸을 지키지 못할지언정 한 마디라도 거들어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게다가 자기 딸을 남에게 넘겨 돈으로 쓰려는 아버지라니, 이천후는 김태길을 구하면 자기 양심에 내키지 않을 것 같았다.

이천후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있는 황윤석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희는 빚을 못 갚는 사람들을 어떻게 독촉해?”

황윤석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협박 전화를 하죠.”

“그리고 또?”

“이 서방, 그러지 마. 그래도 난 자네 장인인데... 제발 나 좀 구해줘. 두 번 다시 이런 어리석은 짓 안 할게.”

“청하야, 이번엔 내가 잘못했어...”

“가요.”

이천후는 김청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김청하는 무릎 꿇고 있는 김태길을 잠시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였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형님, 제발 김태길도 데려가 주세요. 저는 그런 짓 절대 못 해요.”

황윤석은 다급히 외쳤다.

“닥쳐. 오늘 일은 여기서 끝이야. 한마디라도 더 하면 네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

문 쪽으로 나가던 이천후는 뒤돌아서 김태길을 차갑게 쏘아보았다.

김태길은 몸을 부르르 떨며 입을 다물었다.

그제야 이천후는 김청하의 손을 잡고 지하 도박장을 빠져나갔다.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는데 김청하는 자꾸 고개를 돌려 세차장 쪽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아버지의 안위가 걱정되는 눈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