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도 끝내고 영수증도 건넸지만 판매원은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무려 3개월 동안이나 매장에 전시만 되어 있던 가게의 대표 보물이 이렇게 팔려 나가다니.
그녀는 탁수현과 이천후를 번갈아 보며 의문을 가득 품었다. 100억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부자와 그 부자가 ‘형님’이라 부르는 사람이라니, 이 둘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게다가 두 사람의 옷차림을 보니 한 사람은 막노동꾼, 다른 사람은 평범한 청년 같았다. 두 사람의 옷값을 다 합쳐도 자신이 신고 있는 구두 한 켤레 값에도 못 미칠 것 같았다. 설마 이런 옷차림도 부자들만의 어떤 특이한 취향인 걸까?
‘이제부터 외모만 보고 사람 판단하면 안 되겠군.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주워도 매장에 들어온 손님이면 웃으며 맞이해야지.’
판매원은 속으로 다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매장을 나가려 하자 판매원은 급히 다가가 미소를 띠며 정중하게 말했다.
“손님, 저는 유혜리라고 합니다. 이렇게 저희 가게의 대표 보물을 구입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게의 규정상 오늘 저녁에 두 분을 모시고 작은 축하 파티를 열 예정인데 꼭 참석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니요. 술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천후가 말했다.
“맞아요. 저도 술은 별로네요. 설마 혜리 씨, 제가 잘생겨서 술 마시게 하려는 건 아니죠?”
탁수현은 겁먹은 척하며 양손을 가슴 앞에 모았다.
“아...”
유혜리는 어이가 없었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말했다.
“두 분, 파티라고 해서 꼭 술만 마시는 자리는 아니에요. 일종의 사교 모임이죠. 상류층 분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죄송한데요, 전 건설 현장에서 벽돌 쌓고 외벽 방수 일도 가끔 합니다.”
탁수현이 대꾸했다.
“...”
유혜리는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삼켰다.
‘이 두 사람과 대화가 이렇게 힘들다니. 정말 일부러 이러는 거야, 아니면 뭔가 문제가 있는 거야?’
그래도 그들은 통이 큰 고객이니 유혜리는 어떻게든 그들과 관계를 이어가고 싶었다.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말했다.
“두 분, 오늘 저녁 파티에는 저희 브랜드 창립자이신 고소의 4대 미녀 중 한 분인 김수정 대표님도 오십니다. 사진도 함께 찍고 교류할 수 있는 자리예요. 김 대표님과 가까이서 만나 뵐 수 있는 드문 기회입니다. 김 대표님과의 만남은 이 도시 남자들의 꿈이죠!”
“너 그 사람 만나고 싶어?”
이천후가 탁수현에게 물었다.
“아니요.”
“나도 별로야.”
이천후는 휙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 김수정이 아무리 천하의 미인이라 해도 그와는 아무 상관도 없었다.
유혜리는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두 사람 때문에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이 둘은 진짜 남자가 맞는 걸까? 김수정 대표님의 이름조차 먹히지 않는다니!’
...
몇 분 후 이천후와 탁수현은 가게를 나섰다.
탁수현은 이천후가 쿨하게 응해 주자 크게 기뻐하며 유예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유예인이 전화를 받자마자 이천후에 대한 칭찬을 아낌없이 늘어놓으며 자신의 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가요, 형님! 우선 우리 집으로 가서 예인 씨와 만나는 게 좋겠어요.”
탁수현이 흥분하며 말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이천후는 표정이 일그러지며 피를 한 모금 토했다.
“형님, 왜 그래요?”
탁수현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별일 아냐. 전에 부상을 당했어서 그래.”
이천후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그의 몸속에서 다시금 용검의 기운이 폭발한 것이었다.
...
잠시 후 유예인은 아버지 유정철과 함께 도착했다. 탁수현이 그렇게 칭송해 마지않는 이천후라는 인물이 대체 어떤 사람인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씨 가문 부녀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검은색 랜드로버 한 대가 그들 앞을 가로막더니 쏜살같이 달려와 탁수현의 집 앞에 멈춰 섰다.
차문이 열리더니 하얀 도복 차림의 젊은 남자가 내리자마자 탁수현의 집 대문을 발로 차서 날려버리며 소리쳤다.
“탁수현, 당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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