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협의서에서 시작하는 회귀 นิยาย บท 108

“아빠, 어디 있어?”

갑자기 고요한 복도 너머에서 딸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심민아의 허리 옆을 감싸고 있던 박진호의 두 손이 움찔했고 눈동자 속에선 욕망과 이성이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었다.

그가 결국 몸을 일으켜 자리를 뜨려 하자 두 아이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없는 것 같아. 아마 아빠랑 엄마도 일이 있어 먼저 갔을지도 몰라. 우리도 가자.”

복도는 다시 조용해졌다.

심민아는 열려 있던 문을 밀어 다시 닫고는 조용히 그의 넥타이를 풀어 그의 두 눈 위에 묶었다.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시각이 차단된 대신 감각이 더욱 예민해졌다.

곧이어 심민아는 넥타이를 사이에 두고 그의 눈과 코끝, 입술, 혀끝까지 천천히 내려오며 입을 맞췄다.

그러다 키스는 점점 아래로 내려가 목덜미를 지나 단단한 가슴 위까지 닿았다.

박진호의 점점 거칠어지는 숨소리와 연신 들썩이는 목젖을 바라보며 심민아는 흡족하게 웃었다.

겉으로는 고귀하고 가까이하기 어려운 그 남자가 지금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심민아의 동작이 멈췄다.

넥타이가 눈 위에서 흘러내렸고 박진호의 시야가 다시 밝아졌다.

그리고 그의 눈앞엔 ‘주식의 신’이 가면을 쓴 채 꼼짝하지 않고 있었고 어쩐지 억울한 목소리였다.

“박 대표님. 오늘은 안 되겠네요... 그날인 것 같아요.”

심민아는 지금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하필 지금이냐고! 정말 타이밍도 더럽게 못 맞춰!’

그녀는 속으로 절규했다.

박진호는 나지막이 웃으며 따뜻한 손바닥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많이 아파요?”

“조금...”

심민아는 찡그린 얼굴로 대답했다.

생리 첫날이라 그런지 피로감이 몰려왔고 차 안에서 그대로 깊은 잠에 빠졌다.

박진호는 조심스레 심민아를 끌어당겨 자기 어깨에 기대게 해주었고 그녀는 몸을 맡긴 채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배의 통증은 사라졌고 온몸이 따뜻했다.

심민아는 무심코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읽지 않은 메시지가 두 통 있었다.

하나는 아들이 보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버지의 것이었다.

[주식의 신,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내, 심민아는 아버지가 보낸 메시지를 열었다.

[아버지는 너를 한 번도 원망한 적도 없고 화가 난 적도 없단다. 아버지는 알아. 우리 딸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하다는걸. 지금 엄마랑 세계 여행 중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이제 우리도 은퇴할 때가 됐지. 우리 딸이 반드시 심하 그룹을 잘 이끌 수 있을 거라고 난 믿어.]

어제 심민아는 심하 그룹을 되찾자마자 제일 먼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전화는 또 꺼져 있었고 그래서 그녀는 문자를 보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