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협의서에서 시작하는 회귀 นิยาย บท 80

심민아는 물을 한 모금 마시려다 전화 너머에서 들려온 말에 그만 뿜어버렸다.

“소개팅이요? 아니 박진호는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잖아요. 게다가 당신은 대체 박진호와 무슨 사이길래 박진호의 소개팅을 주선할 수 있다는 거죠?”

해커가 태연하게 답했다.

“우리는 아주 가까운 사이예요. 그리고 박진호의 결혼 문제는 내가 결정할 수 있죠. 지금은 아내가 있지만 어차피 곧 이혼할 거예요. 그러니 당신은 단순히 소개팅할지 말지만 결정하면 돼요.”

심민아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해커가 박진호와 가까운 사이이고 결혼 문제까지 결정할 수 있다고?’

“그건 하고 싶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더 중요한 건 그녀가 바로 ‘주식의 신’이라는 사실이었다.

해커가 그녀와 박진호의 소개팅을 주선하려 한다는 건 결국 그녀에게 자기 남편과 소개팅하라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해커는 분명 그녀의 의도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다.

“좋아요. 당신이 원한다면 내일 오후에 만나죠. 장소는 저녁에 보내드릴게요. 참고로 저도 나갈 거예요.”

“잠깐만요...”

심민아가 황급히 말리려 했지만 해커는 더 이상 말을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멍하니 서 있었다.

만약 그녀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흥얼거리며 지나가는 박지훈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손에는 방금 끊은 전화기가 들려 있었고 화면에는 통화 기록이 남아 있었다.

통화 기록에는 최근 통화 내역이 ‘주식의 신’이라는 이름으로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방으로 돌아온 심민아는 독서 등 아래 앉아 경제 운영책을 읽고 있는 박진호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방에 들어올 때마다 그는 항상 같은 책을 읽고 있었다.

‘이렇게 오래 읽었는데 아직도 다 못 읽은 거야?’

그녀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박진호 옆에 앉았다.

“여보, 혹시 오빠나 동생 있어?”

해커는 자신이 박진호와 가깝다고 했고 목소리를 들어 보아 젊은 사람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박진호의 동생일 가능성이 높았다.

박진호는 그녀의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동생이 있어.”

심민아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졌다.

‘그럼... 박진호의 동생을 화나게 했다는 건가? 아니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동생까지 나서서 우리 이혼을 재촉하고 새 형수를 들이겠다고 난리일 수가 있지?’

다음날 이른 아침이었다.

김희연은 이불을 정리하며 중얼거렸다.

뒤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김희연이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이미 그녀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식탁 옆에서 박수연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오빠의 휴대폰을 힐끗거렸다.

“오빠, 누구랑 채팅해?”

박지훈은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물며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친구.”

‘친구라고 해도 되겠지?’

박수연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오빠, 친구가 생겼어? 수연이도 오빠 친구 만나보고 싶어.”

4살 생일날 박지훈이 바다에 빠진 후로 그는 사람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도려욱을 제외하고 단 한 명의 친구도 사귀지 않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철저히 벽을 세운 채 살아왔다.

그녀는 박지훈이 처음으로 사귄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박지훈은 비밀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곧 만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