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지만 진태웅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양지안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서 겨우 잠이 들었지만 진태웅은 여전히 잠들지 못했다.
그는 원래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는데 양지안의 그 한마디 때문에 호흡이 가빠질 뻔했다.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 진태웅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그저 침묵하는 것.
혹시라도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면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더욱 이상해질까 봐 두려웠다.
그렇게 어색했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다음 날 아침, 하늘이 막 밝아오기 시작할 무렵 양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양지안은 오늘의 주인공으로서 먼저 현장에 도착해야 했다.
진태웅은 양정국과 은미숙과 함께 집에 남아 있다가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서야 출발했다.
연회는 정오 12시에 정확히 시작될 예정이었으니 진태웅은 조금 일찍 도착해 예복을 입어봐야 했기 때문이다.
백스테이지의 대기실 안에서는 은미숙이 직접 진태웅에게 어울릴 멋진 옷을 골라주느라 바삐 돌았다.
평소 진태웅은 운동복이나 캐주얼한 옷차림을 즐겨 입었기에 비교적 단정하고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늘 정장을 입은 진태웅의 모습은 메이크업을 담당하던 몇몇 스태프들과 은미숙마저 넋을 놓게 만들었다.
“저 옷들... 입기만 하면 맞춤 제작한 것처럼 완벽하게 어울리네요. 진짜 대박이에요.”
“휴, 내가 눈썰미가 없어서 옷을 잘못 고르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어떤 옷을 입혀도 그냥 다 멋있었겠네.”
이들 중 누구 하나만 꼽아도 강주 전역에서 대단한 인물로 불리는 사람이다. 그러니 이로 인해 양씨 가문의 인맥이 얼마나 넓은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우빈을 가장 놀라게 한 건 바로 연회장 입구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는 그 젊은 남자였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손님들 또한 놀라움에 찬 탄성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저 사람 조현욱 아니야? 설마 저 사람도 올 줄이야!”
조현욱이라는 이름은 상류층이든, 서민층이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강주 지하 세계의 거물 조호성의 아들이자, ‘흑백 세상’을 넘나들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당연하게도 그런 조현욱을 누구나 함부로 대하지 못했고 예의를 갖출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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