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양지안이 물어보기도 전에 양정국은 술을 두 잔 마시고 방으로 돌아가서 잠에 들었다.
양도형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진태웅이 가져온 술은 양도형이 살면서 마셔본 술 중에서 제일 향기로운 술이었다.
양도형이 한 잔밖에 마시지 못했는데 양정국이 술병을 독차지했다.
은미숙은 양도형이 나이를 먹고 질투하는 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그러고는 진태웅과 함께 저택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를 나누었다.
밤 10시가 되어서야 진태웅과 양지안은 방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진태웅과 양지안은 진정한 부부가 아니었기에 따로 자야 할 것이다.
진태웅은 다른 방에 들어가서 소영호가 준 옥패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미묘한 기운이 흘러들면서 주위의 공기마저 다르게 느껴졌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마친 양지안은 진태웅을 철한당 앞까지 데려다주고는 출근했다.
건물 아래에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진태웅은 경비원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철한당에 경비원이 없어도 소란을 피우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진태웅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카운터 여직원이 앞을 막아서면서 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진태웅 씨인가요?”
눈이 휘어지게 웃으면서 진태웅을 맞이한 여직원은 귀여운 미모로 시선을 끌었다. 진태웅은 서연주가 미리 직원에게 당부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놀라지 않았다.
서연주는 어젯밤부터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 건물 안에 진태웅을 위한 선물을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
여직원이 무전기로 누군가에게 연락하는 것 같았다. 낮은 목소리로 보고하고는 미소를 지은 채 카운터로 돌아갔다.
몇 초 후, 로비의 양 측에서 몸집이 큰 남자가 열 명 정도 걸어 나왔다.
홍진태는 서연주의 말을 기억하면서 예리한 눈빛으로 진태웅을 관찰했다. 진태웅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홍진태도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진태웅은 씩 웃으면서 오라는 시늉을 했다.
“홍진태 씨와 겨뤄보고 싶어요. 실력이 어떤지 기대되는걸요.”
홍진태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면서 앞으로 다가갔다. 진태웅의 패기에 놀란 홍진태는 주먹을 꽉 쥐었다.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을 동그랗게 에워싸고 서 있었다. 진태웅과 홍진태는 이 동그라미 안에서 겨뤄야 했다.
“잘 부탁드릴게요.”
홍진태는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에 달려가서 날렵하게 주먹을 날렸다. 주먹에 온 힘을 담아서 진태웅을 한 방에 쓰러뜨릴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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