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본 게 맞다면 저 시신들은 아마 수백 년, 아니, 최소 천년 이상 땅속에 묻혀있었을 겁니다. 처음에는 산맥이 여러 차례 채굴되면서 지형이 바뀌어 버린 탓에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이제야 확실히 알겠네요. 저곳은 구음절명의 흉지입니다. 시신을 보존해 좀비를 만드는 장소죠. 좀비 만들기는 고대에서부터 내려온 비법 중 하나입니다.”
서연주는 상식을 훌쩍 뛰어넘는 얘기에도 진지하게 경청했다.
“좀비라면... 영화에 나오는 그 좀비를 말하는 건가요?”
진태웅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직접 보는 건 나도 처음이에요.”
“그런데 천년 이상 땅속에 묻혀있었다면서 왜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거죠?”
천년 동안 아무 문제 없던 곳이 곽도훈의 손에 들어가자마자 갑자기 터진 것이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상했다.
“그간 아무 일 없었던 건 땅속에 흐르는 암류가 풍수 구조를 무너뜨려서 효과가 자연스럽게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채굴 과정에서 폭약을 사용하면서 암류가 차단되어버렸고 그 탓에 농축되어 있던 음기가 새어 나온 거죠.”
시신 보존 상태만 보면 실력 있는 자의 소행임이 틀림없었지만 천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구음절명의 구조도 깨져 있어 이제는 아무런 효과도 없게 되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세월 동안 땅속에 묻혀있었기에 시신들을 처리할 필요는 있었다. 애먼 곳에 영향이 가면 안 되니까.
“원인이 뭔지 확인했으니 이제 그만 돌아갑시다. 너무 오래 있으면 악취가 옷에 더 깊이 배일 겁니다.”
진태웅의 말에 서연주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
“그냥 가자고요? 저 시신들은 어떡하고요.”
“이 채굴지는 곽도훈 대표의 소유니 그분의 의견을 먼저 들어야겠죠.”
“알겠어요. 지금 바로 연락할게요. 이런 큰 문제는 빨리 해결해야죠.”
악취가 몸에 해로운 건 아니었지만 수많은 시신이 방치된 광경은 썩 좋은 광경이 아니기에 서연주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4시간 후, 곽도훈은 강주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서연주에게 전화해 현재 위치를 물어본 후 즉시 호텔로 향했다.
...
호텔 방 안.
서연주는 지금 샤워만 벌써 세 번째 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박박 씻고 나와도 여전히 악취가 남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녀는 새 옷으로 갈아입은 후 미친 사람처럼 향수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제야 냄새가 조금은 가라앉은 것 같았다.
서연주가 호텔 방에서 나와 로비로 내려왔을 때 진태웅은 이미 로비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꼭 시쳇더미를 봤던 기억 같은 건 머리에서 말끔히 지워버린 사람처럼 아주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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