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시, 해솔 별장.
전철호는 코를 막은 채 바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장용원을 쓰레기 보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장용원은 하산한 후 거의 4시간 가까이 목욕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때밀이로 박박 밀어 봐도, 아무리 향 좋은 바디 워시를 사용해도 시체 냄새는 마치 그의 뼛속에 스며들어버린 것처럼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장용원은 전철호의 눈빛에 억울함 가득 담긴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건 다 전철호의 지시를 이행하느라 당한 일이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 봐. 진태웅이라는 놈의 정체가 뭔지 파악하고 난 뒤에 다시 부를 테니까.”
장용원은 해솔 별장으로 돌아오고 나서 바로 전철호에게 채굴지에서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다 얘기해주었다.
이에 전철호는 그제야 조호성과 친분이 있는 사람은 곽도훈이 아닌 진태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다만 진태웅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전철호는 그 이름이 무척이나 귀에 익었다. 꼭 바로 어제 아들에게서 들은 것 같았다.
장용원이 돌아간 후 전철호는 바로 도우미를 불러 집안 곳곳을 소독하게 하고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편, 깨끗이 씻고 나온 진태웅 일행은 호텔 근처에 있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으로 식사를 했다.
식사 도중에 곽도훈의 비서가 대뜸 서류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그의 손에 들린 서류는 다름 아닌 3번 채굴지의 양도 계약서였다.
진태웅은 간단하게 한번 훑더니 별다른 말 없이 바로 자기 이름을 사인했다.
곽도훈은 진태웅이 사인을 마친 후 정중한 말투로 그에게 앞으로의 채굴 작업과 관리는 전부 다 자신이 도맡아 하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식사를 마치고 레스토랑에서 나올 때 진태웅에게 초대장 하나를 건넸다.
그가 건넨 초대장은 3일 뒤에 열리는 원석 감정 대회의 초대장으로 장소는 강주 성남시였다.
겉으로는 멀쩡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새로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타 회사들은 대진 그룹이라고 하면 바로 거절부터 했고 이제껏 잘 협력해왔던 회사들도 갑자기 이런저런 핑계들을 대며 협력 관계를 깨버렸다.
이렇게 된 데에는 총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강주 상회의 결정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조호성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손윤서는 직접 거래처 미팅에 나가기로 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회사가 무너질 판국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며칠 내내 쉴 틈 없이 뛰어다녔는데도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오래된 거래처 사장님들은 그간의 정을 생각해 몇 마디 얘기라도 나눌 시간을 주었지만 대부분은 그녀의 이름을 듣자마자 미팅 자체를 거절하며 전화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손윤서는 오늘도 무작정 회사로 찾아갔다.
그러다 점심이 되고 그녀는 먼지가 가득 쌓인 롤스로이스 컬리넌 차량에 앉아 빵으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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