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흥미진진한 연극은 바로 전유식이 직접 짜낸 각본이었다. 은미숙을 궁지에 몰아넣은 뒤, 자신이 마치 구세주처럼 적시에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는 시나리오였다.
그렇게만 된다면 은미숙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고 그 호감을 발판 삼아 훗날 양지안에게 공세를 펼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전유식이 진태웅과 양지안의 결혼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 비밀을 굳이 폭로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지금 이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극의 전반부는 대체로 그의 계산대로 흘러갔다. 하지만 진태웅의 예상치 못한 등장은 그를 다소 당황하게 했다.
다행히도 지금까지의 상황만 보면 진태웅의 개입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듯 보였다.
이제는 자신이 직접 무대에 올라설 차례였다.
막 앞으로 나서려던 찰나 군중 속에 섞여 있던 진태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는 건 어때? 우리 어머님이 정말 목걸이를 훔쳤는지 아닌지 내기하자고. 목걸이 가격이 4천만 원이라고 했지? 만약 이 가방에서 그 목걸이가 나온다면 개가 열 배인 4억을 줄게. 어때?”
이 제안이 나오자 상대편 세 사람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4억의 유혹은 상상 이상이었다.
애초에 이 연극에 몸을 던진 것도 고작 2천만 원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마저도 세 명이 나눠야 하니 각자 손에 들어오는 돈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목걸이는 그 여자가 직접 은미숙의 가방에 넣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그 안에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세 사람은 서로 눈빛을 나눈 뒤,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그쪽이 그만한 돈을 댈 수만 있다면 그쪽 책임은 묻지 않을게.”
“가방은 내가 직접 열어보지.”
무려 4억 원이었다. 여자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조급해졌다.
가방을 받은 진태웅은 군중을 향해 또렷이 말했다.
그 여자는 직접 가방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잠시 고민한 끝에 결국 수긍했다. 이렇게 모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는 아무도 속임수를 쓸 수 없으니 누가 가방을 열든 결과는 같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진태웅은 조심스럽게 가죽 가방을 열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가방 안의 물건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진태웅은 다시 고개를 돌려 은미숙에게 조용히 물었다.
“어머님, 이 가방 안에 개인적인 물건은 없죠?”
“뭐?”
은미숙의 얼굴에는 의아함이 가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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