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국의 건강은 아직 회복이 더 필요한 상태였기에 은미숙은 양씨 가문의 오래된 집에 머물며 그를 돌보고 있었다.
진태웅이 은미숙을 데려다준 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한편, 현장에서 빠져나온 전유식은 즉시 그 여자에게 약속한 돈을 송금하며 입단속에 나섰다.
그들이 정말 똑똑하다면 이 일은 조용히 덮일 터였다. 하지만 만약 그들이 진태웅에 대해 무언가를 누설한다면 그 대가는 감옥에서 일정 기간 썩는 것이 될 수도 있었다.
사전 정리를 마친 전유식은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신 차를 돌려 양씨 가문의 오래된 저택으로 향했다.
운전대를 잡은 채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진태웅... 네 행운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두고 보자.”
진태웅은 그간 여러 차례 그의 계획을 방해해 왔다. 특히 홍림 산맥 사건은 그의 아버지마저 화나게 만든 큰 실수였다. 이제는 진태웅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할 때였다.
그 첫걸음은 진태웅을 양씨 가문의 보호에서 떼어내는 것이었다. 그래야 전유식 자신도 더는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게 될 것이다.
...
저녁 7시 무렵, 양지안이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부엌에서 퍼져 나오는 맛있는 냄새가 그녀를 반겼다.
“엄마, 오늘은 어떤 맛있는 걸 했어요?”
양지안이 거실도 들어서자 그녀 앞에는 접시를 들고나온 진태웅과 은미숙이 있었다.
“잘 왔다. 손 씻고 와, 오늘은 태웅이가 직접 요리했어.”
진태웅을 본 양지안은 무의식중에 물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
오후에 만났을 때 진태웅이 양씨 가문에 온다는 이야기는 없었기에 양지안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물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자 은미숙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얘, 태웅이가 자기 집에 오는 게 뭐가 이상하다고 그러니?”
혼이 난 양지안은 멋쩍게 웃으며 얼른 수습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까 태웅 씨가 바쁘다고 그래서 그냥 걱정돼서요.”
“이 일은 이제 그만 이야기하자. 자, 태웅이가 정성 들여 만든 요리 좀 먹어 봐. 네 입맛에 맞게 만든 거니까 어떤지 한번 봐줄래?”
사실 양지안은 배가 몹시 고파 있었고 눈앞의 음식들은 하나같이 먹음직스러웠다.
그녀는 젓가락으로 고등어구이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 순간 양지안의 눈이 반짝였다.
그 모습에 은미숙과 양정국도 놀란 표정으로 진태웅을 바라보았다.
“태웅이가 이렇게 요리를 잘할 줄은 몰랐네. 지안아, 넌 정말 복 받은 거야.”
그 칭찬에 진태웅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수년간 손윤서와 함께 지내며 자연스레 요리를 배우게 되었고 지금은 고급 레스토랑 요리사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솜씨가 늘어 있었다.
양지안은 조용히 진태웅을 바라보았다. 그가 만든 음식을 먹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그가 곁에 있어서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눈엔 어느새 따뜻한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예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평화로운 분위기의 저녁 식사였다.
‘계속 이렇게만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쿵쿵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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