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청아의 목소리는 새침하고 달콤했다. 어느 남자든 한 번 들으면 쉽게 빠져들 법한 음색이었다.
“혹시, 심진우 씨 맞으시죠? 저는 송씨 가문의 막내딸, 송청아라고 해요.”
하지만 심진우의 태도는 여전히 무심했다.
“무슨 일이죠?”
“진우 씨가 주다인이랑 헤어졌다고 들었어요. 마침 저도 그 친구랑 사이가 안 좋은데, 혹시 함께 손잡고 뭐 좀 해볼 생각 없으세요?”
‘주다인’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그제야 심진우의 반응에 살짝 변화가 생겼다.
“주다인과 아는 사이였어요?”
송청아는 여유로운 어조로 웃었다.
“아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 사이에는 아주 깊은 원한이 있죠.”
그러자 심진우는 단번에 그녀의 속내를 꿰뚫는 말로 받아쳤다.
“이번에 온라인에서 떠돈 그 일, 당신도 한몫 했겠죠. 주다인이 송 대표 수술한 거 그렇게까지 이슈 몰이하려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곤 힘들 테니까. 당신이랑 연관 있죠?”
송청아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심진우가 이렇게 눈치가 빠를 줄이야.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억지로 다시 말을 이었다.
“진우 씨도 결국은 전 여친한테 복수하고 싶은 거 아닌가요? 제가 도와드리는 셈인데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지만 심진우의 목소리는 차갑게 뚝 잘렸다.
“이봐요, 나는 내 일에 남이 끼어드는 거 딱 질색입니다. 자기가 제법 똑똑하다고 생각하나 본데 참 보기 안 좋네요.”
“저기요, 잠깐만요, 제 말 좀...”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는 그대로 끊겼다.
송청아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손에 쥔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심진우 따위가 감히 전화를 끊다니? 심씨 그룹의 후계자면 단가? 그녀는 송글 그룹의 막내딸이고 약혼자는 강씨 가문의 후계자다. 지위로 따지면 절대 밀릴 게 없었다.
분에 못 이긴 송청아는 휴대폰을 그대로 바닥에 내던졌다.
다음 날 아침, 송청아는 집 안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사도우미들을 발견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진짜 딸을 되찾은 지금, 강씨와 같은 대단한 가문에서 굳이 송씨 가문과 혈연도 없는 아이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설레는 표정을 짓고 있는 송청아를 보니 차마 진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때 저 멀리서 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고 이윤희와 송청아는 일제히 밖으로 나섰다.
“재혁 오빠!”
강재혁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송청아는 반가운 얼굴로 그의 팔에 안기려 들었다.
그러나 차가운 눈매, 무표정한 얼굴의 강재혁은 그녀가 다가오는 순간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몸을 피했다.
결국, 송청아는 허공을 껴안고 말았다. 그녀는 살짝 상처받은 눈빛으로 말했다.
“오빠, 우리 집안끼리 약혼까지 했는데 앞으로는 내가 오빠의 아내가 될 사람 아닌가요? 우리, 서로 정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강재혁은 그녀의 말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곧장 이윤희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사모님, 지난번 유전자 검사 결과, 이제 진짜 따님을 찾으신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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