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청아의 눈섭이 심하게 떨렸다.
주다인이 학교에 간다고? 이번엔 또 무슨 속셈일까?
하지만 그동안 송청아는 자신이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한 것이 이윤희의 마음 속에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녀의 수험 과정이 결코 정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기에 만약 대학원을 계속 간다면 그 사실이 완전히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주다인이 ‘공부’를 핑계로 이윤희의 환심을 사려는 건 분명히 의도가 있는 행동이었다.
송청아는 즉시 경계심을 품었다.
그녀는 곧장 다가가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언니가 다시 학교에 다니려는 거예요? 저도 그동안 아빠 도와 회사 일을 배우느라 학업을 미뤄뒀는데... 이참에 저도 언니랑 같이 학교에 다니면 어때요? 서로 의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이윤희는 얼굴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다. 청아가 요즘 부쩍 뭐든 다인이를 따라하려 한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다인이가 그동안 놓쳤던 것들, 청아는 이미 충분히 누리고 살아왔다.
이윤희는 송청아를 보육원에서 데려올 때 잃어버린 친딸을 대신해 모든 것을 다 주었다. 오히려 그 마음이 과했던 걸지도 모른다.
이윤희는 살짝 목을 가다듬고는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청아야. 네가 진심으로 다시 학교에 가고 싶다면 엄마가 외국 대학을 알아봐 줄게. 해외는 환경도 좋고 네가 예전부터 가고 싶어 했던 곳이잖니?”
‘외국에 간다고?’
그 시절, 집안의 외동딸이었던 송청아는 늘 외국 유학을 꿈꿨다.
그때 이윤희는 송청아가 외국에 간다면 직접 따라가 돌보겠다고 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송청아는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이윤희가 자기를 유학 보낸다는 건 사실상 자신을 이 집에서 밀어내려는 거라는 걸. 이 집의 ‘진짜 딸’ 자리를 오롯이 주다인에게 내어주겠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조용히 주다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시선에는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
“그래, 다인아. 너 말대로 할게.”
그제야 송청아는 가까스로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만약 정말 외국으로 나가게 되었더라면 그녀는 거기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테니까.
주다인이 계단을 올라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송청아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지고 날카로워졌다.
다음 날, 일찍이 잠에서 깬 주다인이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강재혁이 말쑥한 차림으로 단정히 앉아 있었고 그 옆에서 이윤희가 다정히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장면을 본 순간, 주다인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그때 이윤희가 손짓하며 부드럽게 불렀다.
“다인아, 어서 내려와. 강 대표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
‘오래 기다렸다고? 날 찾은 이유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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