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읍!”
주다인이 참지 못하고 신음을 흘리자 그 소리를 들은 남자들은 더욱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쯧쯧, 소리 내는 게 꽤 짜릿하네. 더 잘 들리게 조금만 큰 소리로 내 봐, 알겠지?”
그중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허리띠를 풀자 바지가 느슨해지며 피부 아래 숨겨져 있던 붉은 발진이 드러났다.
그 광경만으로도 주다인의 온몸이 얼음장처럼 굳어졌다.
이 남자들은 더럽고 역겨웠으며 도저히 인간이라 볼 수 없었다.
주다인은 입술을 꾹 다물었고 절망이 목을 죄어오는 고통 속에서 숨이 막힐 듯했다.
‘송청아, 정말 날 죽이려는 거야?’
여기서 망가진다면 남은 인생도 끝이었다.
두 손이 등 뒤로 묶인 상태였지만 문득 몸을 움직이던 중 주머니에서 수술용 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주다인은 재빨리 몸으로 가려 남자들이 발견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다시 칼을 손에 쥐고는 천천히 몰래 끈을 풀기 시작했다.
한편, 몇몇 남자들은 누가 먼저 하겠냐며 서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내가 먼저 할게. 너희들은 오래 못하잖아. 이 여자가 만족하겠어? 너희들 무시당할지도 몰라.”
그러자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욕설을 내뱉으며 다른 남자를 밀쳤다.
“웃기지 마. 넌 우리보다 더럽잖아. 뒤에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고 그래. 꺼져!”
그는 상체를 일으켜 주다인에게 다가가려 했고 주다인은 숨을 죽이며 급히 끈을 끊었다.
남자가 손을 뻗기 직전, 마침내 그녀는 묶였던 손을 풀고 몸을 일으켜 수술용 칼을 쥔 채로 턱수염을 기른 남자를 향해 힘껏 찔렀다.
“아악!”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고 배를 찔린 남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배를 내려다보았다.
주다인이 서슴없이 칼을 뽑자 붉은 피가 거칠게 퍼져나갔다.
남자들의 욕설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이 망할 년, 도망 갈 테면 가 봐!”
주다인의 귀에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향해 달려오는 남자들을 절망스럽게 바라봤다.
지금 창문으로 뛰어내리지 않으면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게 분명했다.
주다인의 눈동자에 결연한 빛이 스치더니 망설임 없이 창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땅에 떨어진 그녀의 몸은 돌멩이에 찢기더니 등에 무언가 박히는 고통이 전신을 훑었다.
고통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고 주다인은 아픔을 참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남자들이 그녀를 뒤쫓아 창밖으로 나오려던 찰나, 누군가가 밖에서 문을 세차게 걷어찼다.
“움직이면 바로 끝장이다.”
강재혁의 차디찬 목소리가 방 안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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