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청아는 앞으로 나아가 이윤희의 다리를 껴안고 눈물로 얼굴을 적시며 애원하듯 울부짖었다.
“엄마,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믿어주세요. 언니는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 다시는 언니를 해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저는 한 번도 엄마 아빠 곁을 떠난 적이 없어요. 이제 와서 떠나야 한다면 제가 어떻게 살아요?”
이윤희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 무관심한 눈빛을 본 송청아의 가슴속에는 경고음이 울렸다.
더는 참을 수 없던 그녀는 붉게 물든 눈으로 주다인을 똑바로 응시했다.
“언니,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줄 수 없어요? 약속할게요. 다시는 언니를 다치게 하지 않을게요. 언니도 저를 이렇게 무자비하게 몰아내고 싶진 않잖아요.”
무자비하게 몰아낸다는 송청아의 말에 주다인의 입가엔 차디찬 웃음이 스며들었다.
주다인이 입을 열기 전, 이윤희가 먼저 나섰다.
“청아야, 이 일의 피해자는 다인이야. 그런 짓을 하고도 다인이에게 기회를 달란 말이 나와? 병 있는 남자들을 끌어와 다인이를 위협하고 영상까지 찍었잖아. 만약 그런 일이 너에게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그런 일이 나에게?’
송청아는 심장이 멈춘 것처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런 일은 절대 자기에게 일어날 리 없다고 믿고 있었다.
이윤희는 한층 더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널 송씨 가문에서 내보내는 건 나와 네 아버지의 뜻이야. 이건 다인이의 결정이 아니고 우리가 내린 결론이야. 그리고 넌 송씨 가문을 떠나는 이 순간부터 더 이상 우리 딸이 아니니까 다시는 날 엄마라고 부르지 마.”
송청아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고 입술은 떨렸다.
“엄마, 아빠... 제가 정말 미쳤나 봐요. 어릴 때부터 절 키워오면서 제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그러나 송하준은 아무 말 없이 깊은숨을 내쉰 뒤, 날카로운 눈빛으로 집사와 경호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다들 멍하니 서서 뭐 해? 짐 챙겨서 지금 당장 내보내.”
경호원들이 그녀의 방을 향해 움직이자 송청아의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한 번 더 상처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부모는 단 한 번도 그녀를 곤란하게 하지 않았다.
송청아는 더 이상 울어도 소용없었다. 몇 분이 지나자 그녀의 그림자는 집 안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거실은 다시 고요해졌다.
이윤희는 한숨을 내쉬며 감정을 다스린 뒤, 조심스럽게 주다인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다인아... 엄마 아빠의 결정으로 네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으면 좋겠어. 엄마는 알아.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이 쉽지 않을 거라는 걸.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우린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그 말을 들은 주다인은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천천히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엄마.”
그날 이후 이틀 동안, 이윤희는 거의 모든 시간을 주다인 곁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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