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 하선아는 아침 일찍 일어나 가지고 있던 액세서리들을 계속 처리했고 침대 밑에 남겨뒀던 두 상자나 되는 액세서리는 거의 다 처리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공간으로 간 하선아는 서준수가 두고 간 핸드폰을 발견했다. 핸드폰이 켜져 있는 걸 봐서는 아마도 전기를 복구한 것 같았다. 하선아 쪽에는 맞는 충전기가 없었기에 서준수는 메시지 입력창을 열어둔 상태였다.
[기지 사람들을 대신해 고맙다는 인사 전해줄게요. 사진도 있어요.]
사진이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한 하선아가 액자를 열어봤다. 낡아빠진 핸드폰이라 터치가 안 된다는 게 적응하기 살짝 힘들었다.
안에 든 사진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쪽 상황은 땅끝마을보다 더 어려워 보였고 남녀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삐쩍 마른 상태였지만 눈동자에서 희망이 보였다. 맨 처음 고구마를 분배받은 사람은 함박꽃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구마 하나에 만족하는 삶이라니.’
뒤에 사진이 더 있었다. 고작 몇 살밖에 되지 않는 여자애가 벌써 머리숱이 듬성듬성한 게 곧 대머리가 될 것 같았다. 손에는 그저 고구마와 토마토가 들려 있었지만 그 무엇보다 만족하고 있었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을 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선아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선아도 삶이 고달프긴 했지만 배를 곯은 적은 없기에 이 아이들에 비하면 매우 행복한 편이었다.
사진을 보고 난 하선아는 오늘 이웃 마을로 가보려고 했다. 이웃 마을은 소를 키우는 마을이라 우유도 짜내고 있었는데 일단 우유 몇 통을 주문해 아이들에게 나눠줄 생각이었다. 고구마 한 개와 토마토 한 알에 이렇게 해맑게 웃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불쌍했다.
그리고 든 생각은 이제 사진을 보내주기 시작했으니 서준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는 것도 오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선아는 목소리가 듣기 좋은 사람을 좋아했는데 목소리가 듣기 좋다는 건 얼굴도 못생기지는 않았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종말로 인해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려 서준수도 자리를 비울 수는 없을 것이다. 사진 속 피난민들의 참상은 살아있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워킹 데드와도 같았다.
하선아는 지금 서준수와 인터넷 친구로서 서로 원하는 걸 채워주는 걸로 만족하려고 했다. 서준수가 공간에 남겨둔 수정 구슬을 전부 흡수하고 나니 공간이 또 커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오늘은 더 많은 물자를 가져다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선아야, 얼른 나와서 밥 먹어.”
어머니 양윤경이 아침 식사로 준비한 전이 너무 바삭하고 맛있었고 전 외에도 계란 조림에 흰죽까지 있었다. 하정욱도 고소한 흰죽을 먹으며 껄껄 웃어댔다.
“오늘 심은 배추는 한 달만 지나면 거둘 수 있겠어.”
올해는 새벽같이 일어나 채소를 끌어다 팔지 않아도 되었기에 많이 편해졌고 배추도 갓 심은지라 신경 쓸 일이 별로 없어 며칠은 푹 쉴 수 있었다.
하선아가 적당히 해명하려는데 누군가 전화를 걸어왔고 모르는 전화번호라 하선아는 바로 스피커폰을 켜고는 아침을 먹으며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혹시 매운 고추인가요? 저는 에디터 유연희입니다.”
“안녕하세요.”
하선아가 낸 책은 두 권 다 순조롭게 계약이 성사되었고 유연희 에디터가 책임졌다.
“전에 내신 천하의 그림자와 붉은 황관을 드라마로 제작하려는 회사가 있는데 저작권을 사고 싶다고 합니다.”
“아직 완결도 되지 않은 책인데요?”
하선아는 어젯밤 두 권 다 한꺼번에 5만 자를 업로드했다. 어차피 직접 머리를 쥐어짜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스캔해서 업로드하면 되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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