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를 탄 아이들은 기뻐서 폴짝폴짝 뛰었다. 컵이 없는 고아들은 이상한 용기로 담아갔고 우유를 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며 용기가 더러운 건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아이들은 우유뿐만 아니라 하선아가 준비한 빵과 치즈 스틱도 받았다. 충분한 양을 준비했기에 소외된 아이가 없이 전부 받을 수 있었다.
“이건 다 하늘에 있는 청명 엄마가 우리에게 나눠준 거야.”
여자애가 웃으며 말했다.
서준수가 그쪽으로 걸어가더니 쪼그리고 앉아 여자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옷은 새로 갈아입어 깨끗했지만 얼굴은 여전히 흙투성이인 아이를 보며 서준수는 마음이 아팠다.
“청명 엄마가 이름도 지어줬어. 지영이. 어때? 청명 엄마는 네가 늘 행운스럽게 살아갔으면 좋겠대.”
“와, 나 이름 생긴 거예요?”
이름이 생긴 지영이는 참으로 행복해 보였고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기뻐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너무 맛있다. 말캉하고 부드러운 게.”
한 아이가 치즈 스틱을 먹더니 흥분하며 말했다. 어떤 아이는 다른 사람이 뺏어 먹을까 봐 한꺼번에 입에 욱여넣는 반면 어떤 아이는 입에 넣고 꼭꼭 씹으면서 음미했고 또 어떤 아이는 허둥지둥하다가 바닥에 떨어트렸지만 너무 아까워 조심스럽게 주워서 입에 넣었다.
전에 마실 물이 없을 때 소변도 먹어본 아이들인데 지금은 고작 바닥이니 얼마든지 주워 먹었다.
음식을 배분한 서준수는 안지호와 다른 대원을 데리고 생수와 음식물이 담긴 배낭을 멘 채 별장 구역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별장 구역에서 이틀간 지내면서 주변에 있는 좀비를 말끔하게 처리해야 했고 어느 정도 처리를 마치면 전봇대를 세우고 그쪽으로 옮겨가 생활할 생각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평소 작전을 나가던 그림과 살짝 달랐다.
“환도는 시내라 기차에서 뭐 사 먹으면 비싸. 집에서 가져가면 돈 아끼고 좋잖아.”
하선아는 양윤경이 든 보따리를 내려놓으며 웃었다.
“엄마, 잊지 마. 딸 지금 돈 엄청나게 잘 벌어. 그러니까 어린 거 하나도 챙길 필요 없어.”
양윤경이 망설이자 하정욱이 보따리들을 치우며 이렇게 말했다.
“딸이 하는 말 듣자고.”
“엄마, 걱정하지 마요. 딸 지금 저작권 하나만 팔아도 몇천만 원이 나와요. 소설 연재만 해도 수입이 꽤 짭짤하고요. 그러니 이제 누릴 생각만 해요.”
양윤경은 준비한 음식들이 아깝긴 했지만 하정욱이 먹으면 된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보따리를 내려놓으니 몸이 가벼워진 양윤경은 트렁크 하나만 챙겼고 하선아는 핸드백 하나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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