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성은 급브레이크를 밟아 산길 한가운데 차를 세웠다.
서유진은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인성아, 여기 멈추면 안 돼! 산길이야! 혹시라도 다른 차가 못 보고 들이받으면 바로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고!”
고인성은 싸늘하게 웃었다.
“위험한 거 알고 있었어? 아까 그렇게 함부로 입을 놀릴 땐, 위험한 건 생각도 않더니?”
서유진은 고인성의 웃음이 소름 끼칠 정도로 섬뜩했다. 겁에 질린 채 침을 꿀꺽 삼켰다.
“미안해. 나 그냥... 말이 너무 앞섰던 건 인정해. 난 네가 그런 여자한테 휘둘리는 게 싫었어. 송유리 같은 건 그냥 가볍게 놀아주고 끝내야 했어. 어떻게 부탁을 들어줄 생각을 해? 난 그냥 너 대신 화낸 거야.”
고인성은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인성아, 오해야. 난 그런 뜻이 아니었어...”
서유진이 다급히 해명하려 했지만, 고인성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내려.”
“뭐... 라고?”
서유진은 자신이 들은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흘깃 차창 밖을 봤다. 가로등 불빛이 이어지긴 했지만, 여기는 분명 인적 드문 산길이었다.
“인성아, 여긴 산길이야! 여자 혼자 여기다 내려놓으면 어떡해! 나 진짜 무서워...”
고인성은 냉담하게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너 정도면 감히 누가 건들겠어.”
“장난치지 마. 인성아, 나 진짜 무섭단 말이야...”
고인성의 눈빛은 싸늘하기만 했다.
“내가 지금 장난하는 걸로 보여?”
서유진은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차 문손잡이를 꼭 움켜쥔 채 애원했다.
“아줌마가 데려다주라고 했잖아! 나 여기서 버리고 가면, 아줌마한테 뭐라고 설명할 거야?”
고인성은 조소를 흘렸다.
“그러네. 설명하기 애매하긴 하겠다. 애초에 너를 차에 태우질 말아야 했는데.”
“인성아!”
고인성은 차가운 눈으로 쏘아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내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그는 길고 매끈한 손가락으로 스르륵 핸들 위를 문질렀다.
그리고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혹시 차가 절벽으로 떨어지거나, 강물에 빠지면... 꽤 스릴 있겠지?”
“내가 심심해서 산길에 서 있는 줄 알아? 너 매니저도 있잖아. 맨날 나한테만 부탁하지 말라고.”
김이나는 순간 미안해하는 듯 목소리를 낮췄다.
“유진 언니, 이번 일은 언니밖에 못 도와줘요. 전에 언니를 통해서 고 대표님 찾아가려고 몇 번이나 시도했었잖아요... 근데 한 번도 대표님이 허락 안 해주셨잖아요... 주호진 선생님한테 부탁해달라는 거 말이에요. 지금 할머니의 상황이 급해요. 언니, 이번 한 번만, 진짜 꼭 대표님께 한마디만 해주세요. 주호진 선생님 만나게 해달라고요...”
서유진은 잠시 고개를 젖혔다가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에 잠겼다.
‘이 상황...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곧장 머릿속에 떠오른 건 송유리였다.
‘비슷한 상황이 아니라, 거의 똑같잖아!’
서유진은 흥미를 감추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혹시 송유리 알아?”
“송유리요?”
김이나는 듣자마자 혐오가 실려 말투로 답했다.
“어릴 때부터 제 자리를 빼앗아서 송씨 가문 공주로 자란 양심도 없는 도둑년 말이에요?”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서유진은 입가에 묘한 웃음을 머금었다.
목소리는 대수롭지 않은 듯했지만 눈빛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ความคิดเห็น
ความคิดเห็นของผู้อ่านเกี่ยวกับนิยาย: 모든 시작은 너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