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 딱히 할 말이 없었던 김이나는 옆에 있던 매니저에게 눈짓을 했다.
평소에도 김이나를 위해서라면 악역도 자처하던 매니저였기에 그녀의 곤란함을 눈치챈 그가 바로 김이나 앞을 막아섰다.
“오디션은 원래 비밀리에 진행되는 겁니다. 김이나 씨는 연예인이니까 사람들의 눈을 더 피해야 하고요. 문 닫을 거니까 다들 이만 나가주세요.”
매니저가 사람들을 내쫓기 시작하자 그 기세에 문을 에워쌌던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갔지만 송유리만은 문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가 자리를 비켜주지 않으니 당연히 문은 닫을 수가 없었다.
“아까 제가 오디션 볼 때는 김이나 씨가 사람들까지 불러모았는데요? 왜 이제 와서 비밀유지에요? 뭐 실력이 없어서 일부러 감추기라도 하는 겁니까?”
송유리가 팔짱을 끼며 묻자 화가 난 김이나는 급기야 소리를 질렀다.
“어디서 헛소리야!”
“헛소리? 이런 소리 듣기 싫으면 보여주던가.”
송유리는 발 뺄 틈도 주지 않고 그녀를 몰아붙였다.
“연예인이고 공인인 사람이 사람들 눈이 무서워서 문을 닫는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아? 우리가 뭐 어쩌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보기만 하겠다는데.”
김이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지만 이미지 때문에 애써 미소를 지으며 괜한 매니저만 노려봤다.
그녀의 눈빛에 매니저는 어쩔 수 없이 송유리를 억지로 밖으로 밀어냈다.
“안된다고 했잖아요! 당장 나가요.”
180㎝가 넘는 남자의 힘을 이기지 못한 송유리는 결국 문밖으로 밀려났고 그녀가 나가자마자 문이 닫혀버렸다.
오디션 현장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매니저와 맞붙었겠지만 오늘은 날이 날인만큼 송유리는 이쯤 하기로 했다.
“대범한 것도 실력이죠. 저렇게 문까지 닫아걸고 무슨 일을 꾸밀지 누가 알아요.”
“그러니까요. 아까 그분이 더 대단해요. 노래도 엄청 잘했잖아요. SNS 계정 아는 사람 있어요? 팔로우하고 싶은데.”
“송유리 씨에요. 제가 보내드릴게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 송유리의 팬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한유현은 여유롭게 입꼬리를 올리며 송유리의 등에 대고 말했다.
“김이나 건드려서 좋을 거 없을 텐데. 넌 이제 끝이야.”
김이나의 수법을 많이도 보아왔던 한유현은 벌써부터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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