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리는 황이진의 집에서 하룻밤 잤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황이진은 일찌감치 출근하러 나갔다.
탁자 위에는 송유리를 위해 마련한 새 휴대폰과 아침밥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쪽지가 한 장 있었는데...
[아침은 꼭 데워먹어. 이번에 방수, 충격 방지 휴대폰으로 사놨으니 절대 고장 날 일 없어. 그래도 조심히 다뤄!]
송유리는 쪽지를 읽으면서 가슴에 따뜻한 기류가 흘렀다.
이토록 자상하고 섬세한 친구가 있다는 건 평생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니까.
그녀는 얼른 새 휴대폰으로 바꾸고 앱을 깔아서 황이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땡큐, 언니!]
[아침 먹었어?]
[아직이요.]
[당장 먹어!]
[네, 알겠습니다!]
송유리는 얌전히 음식을 데워먹고 학교에 나갔다.
오늘은 수업이 적어서 두 시쯤 다 마무리하고는 택시를 타고 그린타운에 돌아갔다.
택시 안에서 그녀는 고인성의 메시지를 받았다.
[어젯밤에 어디 갔었어?]
다짜고짜 취조하는 듯한 말투였다.
사실 그녀는 진작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지서연이 다쳤으니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오빠에게 고자질하고 이 인간은 또 송유리를 찾아와서 최소한의 사과라도 받고 싶은 거겠지.
그까짓 체면 때문에...
다만 여기까지 생각한 송유리는 왠지 서운했다. 고인성과의 결혼은 가짜였으니 애초에 그가 편들어주길 바라는 게 아니었다.
[밥 먹으러 나갔어요.]
이 남자가 곧장 지서연이 다친 일에 관해 물을 줄 알았는데 예상치도 못한 답장이 날아왔다.
[어젯밤에 뭐 했냐고? 집에 안 돌아갔잖아.]
[너희 할머니 상태도 이제 호전됐으니 후속 치료는 주호진이 계속 책임질 필요가 없을 텐데 뭣 하러 같이 밥을 먹어?]
송유리는 휴대폰 화면만 멀뚱멀뚱 쳐다봤다.
고인성이 왜 그녀보다 할머니 상태를 더 잘 알고 있는 걸까?
가장 중요한 건 지서연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장했다.
[사적인 얘기 좀 했어요.]
이에 고인성이 끝까지 캐물었다.
[어떤 사적인 일?]
[호진 씨가 좋아하는 사람 생겨서 감정적인 문제에 관해 저한테 상담했거든요.]
[황이진이야?]
[어떻게 알았어요?]
[내가 바보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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