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리는 황이진의 열정을 이기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외모가 청순한 남자를 한 명 골랐지만 황이진은 당당하게 세 명을 선택했다. 세 남자는 그녀를 둘러싸고 서로 경쟁을 벌였고 마치 여왕을 모시듯 깍듯이 시중을 들었다.
송유리는 처음엔 이해가 안 갔지만 점점 깨달았다.
‘그래서 이렇게 많은 여자가 여기서 노는구나...’
옆에 앉은 남자가 송유리의 입가에 술잔을 대며 말했다.
“누나, 제가 먹여줄게요.”
다른 사람이 노는 것은 지켜볼 수 있으나 자신이 이런 행동을 하기엔 부끄러웠던 송유리는 듣기만 해도 어색했고 마시기 싫었다. 이때 황이진이 옆에서 도와줬다.
“전에 상처를 입어 술을 못 마셔. 주스 같은 거 없어? 주스 좀 가져와.”
“네.”
남자 모델은 흥미를 잃은 것처럼 얼굴이 어두워졌다. 주스를 마시면 수익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황이진이 말했다.
“이 친구는 배고플 거야. 세트 메뉴로 시켜줘. 오늘 이 룸에서 마시는 술도 네 계정으로 넣어줄게.”
이 말을 듣자 남자 모델의 얼굴은 다시 환해졌다.
“네, 제가 음식을 가져올게요.”
송유리는 표정 관리의 달인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만. 두 세트로 가져와.”
황이진도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술만 마시면 위장에 좋지 않을 것이다.
...
귀국 전용기 안.
고인성은 눈이 침침해질 정도로 많은 서류를 읽으며 귀국하는 길에서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 했다.
잠시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는 그를 보고 옆에 있던 명서원이 참지 못하고 중얼거렸다.
“대표님, 정말 사모님께 미리 말씀드리지 않으실 거예요?”
고인성은 고개를 젖힌 채 마른 침을 삼켰다.
“서프라이즈를 줘야지.”
“서프라이즈가 놀라움으로 변하지 않길 바라요.”
“뭐라고?”
“제가 대신 마실가요?”
“누나, 제가 대신 마실게요!”
그들은 황이진을 위해 술을 마시려고 다투었지만 그녀는 스스로 테이블 위의 술잔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술 한 잔을 가지고 그렇게 난리 치지 마. 내가 마실게.”
송유리가 말했다.
“음식 안 드시고 술만 마시면 위장에 문제가 생길 거예요.”
“괜찮아. 나중에 먹을게.”
“...”
황이진을 설득할 수 없었던 송유리는 배가 너무 고파 어쩔 수 없이 먼저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때 테이블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
송유리는 밥을 먹느라 신경을 쓸 수 없었는데 옆에 있던 남자 모델이 자진해서 휴대폰을 갖다주었다.
“누나, 전화 왔어요. 제가 대신 받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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