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반항도 안 해?”
질책하는 어투였다.
더욱 억울해진 송유리는 눈가가 시큰해지면서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고인성을 쳐다보려 하지 않았다.
다 잘되라고 참을 만큼 참았는데 오히려 혼나기까지 하니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다.
“화내려는 건 아니었어.”
“네...”
송유리는 이미 눈시울이 붉어진 채 억지로 눈물을 삼키며 억울하면서도 애써 강한 척하는 모습이었다.
고인성은 그런 송유리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출장 간 사이에 송유리가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지 짐작이 갔다. 하지만 송유리는 단 한 번도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지금 두 사람은 현관문 앞에서 쫓겨난 부랑자 신세나 다름없으니 꼴이 우스울 따름이었다.
한겨울이라 복도에 깔린 대리석 타일은 거대한 얼음덩이처럼 냉기를 뿜어냈다.
고인성은 당연히 집에 바로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닥치니 어이가 없었다.
“추워?”
송유리가 고개를 젓는 걸 보며 고인성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커다란 고인성의 외투가 순간 송유리를 꼭 감쌌다.
송유리는 고인성이 걱정스러웠다.
“추울 텐데...”
“하지만 너 돌보는 게 더 귀찮아.”
“...”
독기를 머금은 듯한 말투로 한마디 뱉고 난 고인성은 돌아서서 지옥순에게 전화를 걸었다.
벨 소리가 오랫동안 울린 후에야 지옥순이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너머로는 지옥순의 불만 가득한 호통이 들려왔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하는 일 모두 너를 위한 거 아니겠어?”
고인성은 지옥순의 말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뒤돌아 송유리에게 들어가도 된다는 눈짓을 보냈다.
송유리는 고인성의 옷을 껴입은 채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방금 고인성이 들고 올라온 쇼핑백들이 복도 바닥에 그대로 놓여 있다는 것이 생각나 얼른 되돌아와 쇼핑백을 들려고 했다.
그러자 고인성은 직접 허리를 숙여 쇼핑백을 들고 다시 안쪽을 힐끗 보며 송유리에게 됐다는 시늉을 했다.
“내가 좀 들게요.”
“괜찮아.”
“알았어요...”
고인성은 순식간에 모든 쇼핑백을 들어 올렸다. 송유리에게 손 쓸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말이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혼자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실내에 계속 켜져 있던 난방 덕분에 들어서자마자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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