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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은 너였어 นิยาย บท 53

그의 모습에 이상하게 심장이 쿵쾅대서 송유리는 다급히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때 끈 담배를 쓰레기통에 던져넣던 고인성이 그들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까는 여자친구랑 같이 있더니 벌써 사람을 바뀐 거야?”

“응. 내가 좋아하는 건 얘거든.”

제멋대로 대답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어깨에까지 손을 올리려 하자 송유리는 옆으로 비키며 서지훈의 손길을 피했다.

둘이 아는 사이일 줄도 몰랐고 서지훈이 고인성 앞에서 자신에 대한 호감을 표시할 줄도 몰랐어서 송유리는 당장 쥐구멍이라도 찾아서 숨고 싶었다.

“난 그쪽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거든요. 나랑 그쪽은 아무 상관 없는 사이일 뿐이에요.”

하지만 송유리가 그를 밀쳐낼수록 서지훈 점점 더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상관이 있고 없고는 내가 정하는 거야, 네가 아니라.”

“지금...”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송유리는 마땅히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됐어요. 그쪽이랑 할 얘기 없으니까 난 먼저 가볼게요. 제가 좀 바쁘거든요.”

다행히 서지훈도 더는 쫓아오지 않아 송유리는 오랜만에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학교 건물 뒤에 있는 구석진 코너를 찾아낸 송유리는 더럽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계단에 냅다 앉아버렸다.

주변이 조용해지니 아까 자신을 모르는 사람처럼 차갑게 바라보던 고인성의 표정이 떠올랐다.

서로의 삶이 원래대로 돌아간 것뿐인데, 이렇게 될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송유리는 마음이 아팠고 또 씁쓸했다.

그래서 햇빛 찬란한 오늘 같은 날도 춥게만 느껴졌다.

...

멀어져가는 송유리만을 바라보던 서지훈은 그녀의 인영이 코너 뒤로 사라질 때에야 시선을 거두었다.

어느새 서지훈 옆에까지 다가온 고인성이 건물 위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올라갈까?”

“응.”

“여자친구 있는 게 뭐 어때서? 어차피 다 그냥 노는 거잖아.”

“그 애한테도 같은 감정이야?”

고인성의 질문에 서지훈은 나름 진지해진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걔한테 느끼는 감정은 조금 특별하긴 하지. 걔를 만난 뒤로는 다른 여자들한테 별로 안 끌리더라고. 그래서 여자친구 바꾸기도 귀찮아졌어. 그런데 나 같은 애들은 결혼 상대도 이미 정해져 있잖아. 걔만 좋다면 결혼은 못 해도 집도 사주고 차도 사줄 거야. 돈도 엄청 많이 줄 거고. 걔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런 생활을 원하진 않을 거야.”

“뭐?”

갑작스러운 말에 서지훈은 의아해하며 고인성을 쳐다보았다.

“형 오늘 좀 이상한 거 알아? 갑자기 내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것도 그렇고. 한 번도 못 본 여자의 마음을 형이 어떻게 알아?”

“그냥 물어본 거야.”

허를 찌르는 질문에 동공이 세차게 흔들린 고인성은 대충 대답하며 다급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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