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현은 곧바로 서지훈에게 안기며 애교를 부렸다.
“지훈 씨가 나 위해서 그러는 거 알아. 내가 괜한 구설수에 오르내릴까 봐 그러는 거지? 그런데 나는 학생회장이잖아. 이런 일엔 엄격해야지.”
하지만 서지훈은 한유현의 말에는 답을 하지 않고 송유리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의 집요한 눈길이 불편하기도 했고 이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었기에 송유리가 먼저 그들을 보며 말했다.
“회의자료 정리는 내가 할 테니까 다들 먼저 가.”
그녀의 말에 한유현은 바로 서지훈의 팔짱을 끼며 그를 본인 쪽으로 끌어왔다.
“본인 입으로 직접 하겠다잖아. 신경 쓰지 말고 얼른 가자. 다들 좀 있다 택시 타, 택시비는 내가 내줄게.”
“유현 언니가 최고예요!”
“역시 학생회장!”
“고마워요 언니!”
한유현의 말에 여학생들은 떠들썩하게 그녀의 이름을 외치며 서지훈과 한유현을 에워싸고 동아리실을 나갔다.
그들이 전부 떠나자 드디어 좀 조용해진 공간에 송유리는 그제야 한숨 돌리며 책상에 앉아 회의자료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 고인성의 차가운 표정에 송유리의 집중력은 자꾸만 흐려지고 있었다.
십 분이면 끝낼 일을 1시간이나 걸쳐서 완성한 송유리는 파일을 한유현에게 보내주고 나서야 동아리실을 나설 수 있었다.
시간을 보니 이미 오후 한 시가 되어있었는데 아침에 먹은 죽 한 그릇으로 이 시간까지 버티느라 체력이 바닥난 송유리는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1층에 너무나도 익숙한 고급차량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고인성은 아직도 망설이는 송유리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직접 내려서 태워줘야 해? 네가 뭐라고?”
“...”
전에는 이 정도로 사람을 긁진 않았던 것 같은데 그동안 어디서 배우기라도 한 건지 아니면 스스로 터득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말투는 상대방을 상당히 기분 나쁘게 했다.
송유리가 여전히 고민하고 있을 때 고인성이 정말 내리기라도 하려는 듯 몸을 움직이자 그와 실랑이를 하는 모습이 다른 학생들의 눈에 띌까 봐 두려웠던 송유리는 서둘러 차에 몸을 실었다.
그녀가 올라타자마자 차 문이 닫혔고 차는 다시 어디론가 출발했다.
이젠 이진우도 눈치가 생긴 건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가림막을 올리며 둘에게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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