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에요.”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았다.
“택시가 잡혔어요. 이만 가볼게요.”
그녀는 작별 인사를 건네고 일부러 서지훈의 차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곳은 유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더 이상 그가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가 몇 걸음 걷기도 전에 뒤에서 서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유리.”
띠띠... 띠띠...
매우 크고 날카로운 경적도 함께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니 그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의 차는 그대로 길가에 세워져 있었다.
뒤에서 오던 차는 서지훈의 차 때문에 차선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아무도 이렇게 비싼 차를 감히 들이받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다면 배상할 금액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송유리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뭐 하는 거예요?”
서지훈은 차 쪽 상황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똑바로 말해야 할 거 아니야. 갑자기 혼인 신고라니? 누구랑 하는데?”
그녀는 서지훈의 손을 뿌리치면서 대답했다.
“그건 아직 말할 수가 없어요.”
손을 뿌리쳤는데도 서지훈은 끈질기게 그녀의 뒤를 따라오며 히죽히죽 웃었다.
“말하지 않겠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거잖아. 거짓말도 제대로 못 해? 차라리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하지. 그럼 믿었을지도 모르잖아. 다짜고짜 혼인 신고를 한다는데 그걸 누가 믿어? 남자 친구도 없는 사람이 어디 가서 혼인 신고를 해?”
“구청에 가서 할 거라고 했잖아요.”
“그걸 누가 몰라? 그러니까 누구랑 하냐고? 말 못 한다는 건 없다는 소리잖아.”
서지훈은 팔짱을 낀 채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 때문에 씩씩거리고 있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갑자기 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조심해.”
“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응하기도 전에 그가 달려들어 그녀를 껴안았고 무언가에 팔이 세게 부딪힌 것 같았다.
펑!
이내 그들은 옆에 있는 잔디밭으로 함께 쓰러졌다.
송유리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을 때, 승용차 한 대가 이미 옆의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두 사람을 향해 돌진해 왔다.
잠시 후, 차 안에 있던 사람이 문을 열고 내렸다. 깡마르고 키가 큰 남자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서요.”
“괜찮습니까? 다친 데 없죠?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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