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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은 너였어 นิยาย บท 93

잠시 후, 송유리는 휴대폰에 단호한 어조로 문자를 입력했다.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적어도 오해는 풀어야죠.]

[알았어. 이 고집불통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황이진은 곧바로 다시 문자를 보냈다.

[내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게.]

송유리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서지훈은 송유리의 어두운 표정을 눈치채고 걱정되어 물었다.

“왜 그래?”

“서지훈 씨의 다리가 언제쯤 나을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내 걱정해 주는 거야?”

“평생 안 나으면 서지훈 씨가 나한테 얹혀살까 봐 걱정돼서요.”

“어머, 어떻게 알았지?”

송유리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으며 서지훈에게 눈을 흘겼다.

...

밤이 깊었다.

건물 전체에는 사장실의 불만 밝게 켜져 있었고 명서원은 고인성이 퇴근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니 어머니였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주말에 시간 돼? 이모가 너 소개팅시켜 준다고 해서 사진 봤는데 괜찮더라. 우리 남천에서 경성에 올라간 애고 지금 영업팀장이래. 너처럼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애 같던데 너랑 잘 어울릴 것 같아. 시간 되면 한번 만나 봐.”

“지금 상황으로 봐선 주말에도 힘들 것 같아요.”

수화기 너머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또 안 돼? 무슨 회사가 그렇게 빡빡해? 직원들 개인 시간도 없어? 너 이제 나이가 몇인데 소개팅 한번 할 시간도 없어? 그럼 연애는 언제 할 거야? 이렇게 맨날 일만 할 거면 그냥 회사 때려치워!”

그의 혼잣말이 끝나기 무섭게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사장실의 불이 꺼졌다.

명서원은 재빨리 입을 막았다.

‘설마 나의 불평이 영험하여 고인성의 자기 학대적인 야근이 끝난 것인가?’

사장실 문이 열렸다. 복도의 은은한 비상등 불빛 아래, 남자의 길고 늘씬한 모습이 드러났다. 마치 퇴근하는 멋진 사장의 모습을 담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명서원은 그런 그림을 감상할 기분이 아니었다. 뼈 빠지게 일하는 직원으로서 돈을 많이 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늦게까지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

고인성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는 다시 아부하는 모습으로 돌변했다.

“대표님, 퇴근하시는 겁니까?”

고인성은 굳은 얼굴로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물었다.

“그래서 송유리는 어디로 갔다는 거야?”

명서원은 고인성이 오후 내내 일에만 몰두하느라 송유리에 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생각보다 훨씬 빨리 송유리의 행방을 궁금해했다.

다행히 미리 준비해 둔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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