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아, 조금만 얌전히 있어 주면 내가 조금 부드럽게 해줄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계속 그렇게 버둥거리면...”
나지운은 점점 더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어 설인아는 점차 속이 울렁거려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되었다. 그녀는 잔뜩 사나운 눈빛으로 나지운을 보았다.
“이거 놔! 내 몸에 손을 대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설연우, 설형우, 나문숙! 그리고 나지운 너도 전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설인아는 그들의 이름을 속으로 떠올리며 살기를 보였다. 그러자 나지운이 갑자기 웃어버렸다.
“이런, 화내니까 더 예쁘잖아. 혹시 나 일부러 유혹하는 거야? 그래서 화내는 거야?”
그는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설인아에게로 더 다가간 후 일부러 설인아의 귓가에 대고 귓불을 핥는 소리를 냈다.
“추릅.”
설인아는 더 역겨워져 당장이라도 토가 나올 것 같아 몸을 돌려 피해버렸다. 하지만 그녀의 뒤에는 커다란 서랍이 있었다. 침대맡 서랍 위에 놓인 물건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남몰래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바로 그 순간 그녀는 일부러 방향을 돌려 침대맡으로 방향을 돌려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면서 일부러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지운을 보았다.
“지금이라도 날 보내준다면 우린 계속 협력하는 사이로 남을 수 있을 거야. 돈이 필요한 거라면 돈도 줄 수 있어.”
그녀가 뒷걸음질을 치면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나지운은 더 흥분되었다.
“예쁜아, 네가 반항하면 할수록 난 더 흥분하게 될 거란 걸 알아둬.”
나지운은 혀를 날름거리며 음흉한 눈빛으로 설인아의 몸을 훑어보았다.
“돈 따위는 필요 없어. 내가 필요한 건 여자거든.”
그는 오늘 반드시 설인아를 덮쳐야겠다고 다짐했다. 설인아는 이미 끝까지 몰린 상태였던지라 잔뜩 겁에 질린 두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계속 뒤로 물러나고 싶었지만 이제는 한계였다. 그러나 나지운은 아주 흥분한 모습으로 소리를 높였다.
“이리 와, 예쁜아. 이 오빠가 오늘 네게 쾌락을 맛보게 해주지.”
그는 그대로 설인아를 향해 덮쳤다. 그 순간 설인아는 침대 머리맡 서랍에 있던 재떨이를 높이 들어 올렸다. 나지운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퍽!
그 시각 혜성 그룹 회의실에서는 임원들만 모인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영업부의 부장은 앞에서 침 튀기며 설명하고 있었다. 그 순간 누군가의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든 사람들이 안색이 어두워지고 등골이 서늘해져 눈치만 보고 있었다.
‘뭐야. 어떤 인간이 회의실에 핸드폰도 무음으로 하지 않고 들어온 거야!'
대표님이 있는 회의에서는 모두가 핸드폰을 무음으로 하는 것이 규칙이었다. 어느 회사 대표님이든 회의 도중에 핸드폰이 울리는 것을 질색했으니까.
하시훈은 전화를 받지 않았지만 그의 핸드폰은 끊임없이 울려댔다. 그 덕에 회의실에 있는 직원들은 저마다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상석에 앉은 하시훈의 표정도 좋지 못했기에 사람들은 자신에게로 불똥이 튈까 봐 걱정하며 침만 꿀꺽 삼켰다.
‘누가 대표님께 전화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무조건 죽겠군.'
곧이어 하시훈은 전화를 받으며 서늘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지?!”
듣는 사람마저 오한이 들게 하는 목소리였다. 이내 갈라져 힘겹게 말하는 목소리가 그의 귀에 흘러들어왔다.
“시훈아,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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