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내 설인아가 식탁으로 다가가 손을 밥상에 올려놓더니 무거운 대리석 밥상을 그대로 확 엎어버렸다.
쾅.
순간 테이블에 놓였던 식기들이 전부 바닥에 떨어졌다.
“아악.”
설연우가 놀라서 나문숙을 끌어안으며 머리를 파묻은 채 볼 엄두를 못 냈다.
‘설인아 미친 거 아니야?’
얼굴이 하얗게 질린 나문숙이 설연우를 안고 벽 쪽으로 물러섰다. 나문숙도 이런 설연우는 처음이었다. 아마도 어제 있었던 일이 설인아를 미치게 한 것 같았다.
설형우가 주먹을 불끈 쥐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설인아를 노려봤다.
“나씨 가문 도련님을 남자구실 못할 정도로 때린 것도 모자라 내 물건까지 부셔? 설인아, 이제 무서운 게 없다는 거야?”
오늘 집으로 쳐들어와 물건을 부순다면 내일은 회사로 가서 난동을 부릴지도 모른다.
보디가드와 도우미들이 들어오자 설형우가 입을 열었다.
“이 사람들 모두 집에서 몰아내.”
“네. 알겠습니다.”
이윽고 혼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설형우는 소매를 걷고 설인아를 향해 성큼 다가서더니 이렇게 말했다.
“내가 오늘 너 톡톡히 혼내준다.”
설형우가 설인아의 얼굴로 손을 날리는데 설인아가 모두를 지옥으로 끌어내릴 것처럼 음침한 표정을 지었다. 차가운 시선에 설형우가 그대로 얼어버리는데 설인아가 설형우의 팔목을 움켜잡았다.
우두둑.
“아악.”
설형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설씨 가문의 보디가드와 도우미도 설인아가 데려온 사람에 의해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말았고 먼 곳에서 지켜보던 모녀는 이미 혼비백산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설인아는 설형우가 책임지기 두려워하는 나약한 남자라고 생각했다. 온갖 잇속은 다 챙겨놓고 인정하지 않는 그런 얍삽한 사람 말이다.
설연우는 너무 무서웠지만 두려움을 꾹꾹 눌러 담으며 나문숙의 품에서 고개를 들더니 동의할 수 없다는 듯 설인아를 바라봤다.
“언니, 말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아빠가 힘들게 일궈세운 회사가 언니 외가댁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요?”
설연우는 이번만큼은 반드시 설형우 편에 서서 점수를 따고 싶었다. 나문숙도 허리를 빳빳이 세우고 설인아를 바라보며 맞장구쳤다.
“인아야. 지금까지 너 먹여 살린 건 나랑 너희 아버지야. 키워준 은혜는 몰라도 수고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나문숙이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더니 언짢은 표정으로 설인아를 바라보며 질책했다.
“밖에 편들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집에 돌아와서 너희 아빠 괴롭히는 거야?”
이는 모든 잘못을 설인아에게 뒤집어씌우려는 것이었다. 설인아는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파렴치함을 보이는 그들이 신기할 따름이었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기에 매서운 눈빛으로 나문숙을 쏘아보더니 그쪽으로 성큼 걸어가자 얼굴이 하얗게 질린 나문숙이 입을 다물었다. 다만 설인아의 몸짓은 마치 나비처럼 잠깐 사이에 그들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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