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웅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조영호는 미소를 지으며 차성민을 툭 건드렸다.
“성민 씨, 얼른 따라가요. 여긴 제가 남아 있을게요.”
방에 아무도 없으면 걱정되기 마련이었다.
차성민은 거절하는 대신 조영호의 어깨를 토닥이며 나지막이 말했다.
“수고해요.”
조영호가 손을 휘휘 저었고, 차성민은 그제야 방을 나섰다.
...
거실.
하시훈 일행은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며 설인아가 나오기를 잠자코 기다렸다.
유독 이규남만 초조한 듯 방 안을 서성거렸다.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방금 설인아의 의술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지만 전호웅이 깨어난 걸 직접 목격하지 못한 이상 걱정이 되기 마련이다.
이때, 방문이 열리면서 설인아가 무심한 얼굴로 걸어 나왔다.
이규남이 급히 마중 나가 전호웅의 컨디션을 물어보려던 찰나 뒤따라 나온 차성민이 문득 입을 열었다.
“이제 괜찮아요. 오늘 밤은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차성민이 벅찬 표정으로 말했다.
가슴을 졸이던 이규남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이내 눈시울을 붉히며 설인아를 바라보았고 눈빛에 경외심과 놀라움이 묻어났다.
“전부 아가씨 덕분입니다.”
젊은 나이에 이토록 뛰어난 의술을 갖추다니, 그야말로 인재였다.
차성민은 웃으면서 이규남을 바라보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이 분은 무려 신의 청난입니다. 역시 명불허전이네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었다.
이규남은 흠칫 놀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설인아를 바라보았다.
“당... 당신이...”
방금 저지른 무례한 행동을 떠올리자 수치심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만약 본인 때문에 어르신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더라면 아마 평생 후회하면서 살았을 것이다.
그는 공손한 태도로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아까는 죄송했어요.”
처음에는 의심받았을지언정 나중에 보란 듯이 능력을 증명한 상황이 꽤 통쾌했다.
전호웅은 몇 분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이규남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방에서 뛰어나오더니 설인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르신이 깨어났어요! 신의님을 뵙고 싶다고 하네요.”
설인아는 찻잔을 들어 올리자마자 다시 내려놓고 대답했다.
“알겠어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전호웅의 방으로 걸어갔다.
방 안.
침대맡에 기대어 앉은 전호웅은 눈을 떴지만 여전히 기운이 없어 보였다.
입가에는 자상한 미소를 머금고 방으로 걸어 들어오는 설인아를 바라보았다.
“아가씨, 고마워.”
나이도 어린 여자가 이토록 의술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조금은 의외였다.
설인아는 침대로 걸어가 전호웅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거두절미하고 말했다.
“별말씀을요. 이왕 깨어나셨으니 맥 한 번 짚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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