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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자가 될 거야 นิยาย บท 213

스케치북에 그려진 설계안은 가히 눈부실 정도였다. 고작 그림에 불과했지만 살아있는 것처럼 너무 생동했다. 설계안에는 목걸이, 반지, 그리고 귀걸이가 함께 있었다. 난초를 주제로 한 설계안은 목걸이에 하늘색 보석이 박혀 있었는데 바다처럼 상큼한 색상이 난초 모양의 펜던트와 어우러져 우아했다.

설계팀 팀원들은 우태구 부인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마르지만 우아한 여자였기에 화려한 보석으로 이루어진 목걸이보다는 정교한 꽃 모양이 더 어울렸다. 얼핏 봐도 이 주얼리는 우태구 부인을 위해 설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서아가 넋을 잃은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고작 3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놀라운 설계를 올렸다는 게 너무 놀라웠다.

설연우가 앞으로 다가가 다짜고짜 성서아 손에 들린 스케치북을 앗아갔다. 순간 설연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년이 어떻게 이런 설계를... 아니... 이럴 리 없어.’

순간 거대한 공포가 파도처럼 설연우를 덮쳤다. 몇몇 팀원들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다가와 확인하더니 이내 설계안을 보고 깜짝 놀라며 감탄했다.

“와, 너무 대단한 설계다.”

“사모님이 착용하면 너무 예쁠 것 같은데요.”

“꽃을 주제로 한 주얼리는 촌스럽기 마련인데 이건 달라요. 너무 고급스럽다.”

이런 디테일까지 잘 보완할 수 있는 디자이너라면 어마어마한 실력이 뒷받침해야 가능했다.

“맞아요. 펜던트에 박아 넣은 하늘색 보석이 난초랑 너무 잘 어울리잖아요.”

하늘색 보석을 박아 넣는 경우 디자이너들은 실수가 두려워 대부분 무척 화려한 보석으로 쌓아 올렸다. 하지만 스케치북에 그린 설계안은 지나치게 화려하기보다는 점잖고 고급스러워 그 가치가 한없이 올라갔다. 사람들이 칭찬하자 설연우와 성서아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졌다.

짧은 핑크색 치마를 입은 시아연이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얼굴로 설계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다 앞으로 팔짱을 끼더니 코끝에 손을 올려놓고는 조용히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어, 근데 나 이 설계 어디서 본 것 같아요.”

이 말은 설연우와 성서아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설연우는 억지로 흥분을 가라앉힐 수밖에 없었다.

설인아의 눈빛이 성서아와 설연우에게로 향하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그렇게 급하게 지적할 필요가 있나? 내가 표절했다는 증거는?”

설인아는 두려워하는 기색조차 없이 차분하게 이 상황을 대면했다. 설연우는 설인아가 이런 표정을 지을 때마다 당장이라도 찢어 죽이고 싶었지만 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상 설인아가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보고 싶었다.

설연우는 그런 설인아를 걱정하는 척하며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설득했다.

“언니, 그냥 사과해. 같은 팀이니까 새어나갈 걱정은 없어.”

표절은 독창성을 요구하는 업계에서는 큰 치욕이었고 사과한 순간 죄를 뒤집어쓴 거나 다름없었다. 설인아를 바라보는 팀원들의 눈빛에서 역겨움과 귀찮음이 묻어났다.

“이런 사람이 무슨 얼굴로 우리 회사에 남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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