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성주원이 바로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양 대표님, 이분이 바로 청난입니다.”
말을 마친 성주원은 설인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분이 제가 전에 말한 양지석, 양 대표야.”
설인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의심 가득한 시선을 내뿜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 여자가 청난이라고요?”
‘대체 누구를 데려온 거야?’
인사를 하려던 설인아는 순간 동작을 멈췄다.
성주원이 얼굴에 있던 웃음을 거두더니 양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양 대표님, 저를 의심하시는 건가요?”
성주원의 명성이 자자했기에 이곳에서 업계에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업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양지석이 즉시 아첨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아니요. 제가 어떻게 성 도련님을 의심하겠어요?”
양지석은 이렇게 말했지만 무의식적으로 가만히 있는 설인아를 바라보았다.
의자를 끌어내 앉은 설인아는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가볍게 두드렸다.
방안은 순식간에 긴장한 분위기가 넘쳤다.
양지석은 무의식적으로 침을 삼켰다. 눈앞에 있는 이 아름다운 여자는 아주 젊어 보였지만 강한 아우라는 그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조금 전 본인이 한 말이 후회가 된 양지석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고 앞으로 나아가더니 서둘러 테이블 위의 찻주전자를 들어 설인아의 찻잔에 차를 반쯤 따랐다. 그러고는 찻주전자를 내려놓더니 설인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전에 신의를 뵌 적이 없어서 실례를 했습니다. 신의가 이렇게 젊고 아름다울 줄은 몰랐어요. 양해해주세요.”
반쯤 차를 따른 찻잔을 바라본 설인아는 테이블을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천천히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양 대표님, 신경 쓰지 마세요. 괜찮아요.”
이런 일은 설인아에게 처음이 아니었기에 너무 익숙했다.
그녀의 말에 양지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설인아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양 대표님, 환자의 상태를 말씀해 보세요.”
고개를 숙이며 스스로를 자책하던 양지석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설인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신의님이 젊은 여자분이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이런 치료를 부탁하려니... 조금 미안하네요.”
성주원도 그녀를 바라보자 설인아는 잠시 침묵하다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양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의사예요. 제게는 남녀 차이가 없어요. 오직 의사와 환자의 관계뿐이죠.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 업계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이런 것들은 그녀에게 이미 익숙한 일이었다.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은 성주원은 양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양 대표님, 청난은 우리와 같은 속물이 아니에요.”
성주원을 바라본 설인아는 당장이라도 성주원을 한 대 때리고 싶었다.
왠지 그녀를 함정에 빠뜨리는 느낌이 들었다.
설인아의 시선을 느낀 성주원은 서둘러 시선을 돌렸다. 머쓱한 듯 코를 만지며 그녀의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
설인아가 이런 일에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안 양지석은 눈빛을 반짝이더니 희망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제 아들의 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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