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에 적힌 발신자 이름을 본 설인아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남하연의 격앙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술 오늘 마시자. 내가 사람들 모았는데 다 옛날 친구들이라 재밌을 거야.”
“그새 모은 거야?”
남하연의 들뜬 얼굴이 눈에 훤했지만 설인아는 그래도 거절하려고 했었다.
[나 오늘 일 있어서 좀 늦어.]
하지만 그때 온 하시훈의 문자에 설인아는 혼자 집에 있는 건 심심할 것 같아 이참에 남하연과 다른 친구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그래, 우리 못 본 지도 오래됐잖아. 그러니까 잔말 말고 나와.”
“알겠어. 주소 보내줘.”
“서프라이즈도 준비했으니까 기대해. 네가 엄청 좋아할 만한 거야.”
남하연의 말은 통 믿을 수 없었기에 설인아는 입꼬리를 어색하게 올리며 웃었다.
“적당히 해. 나 놀라서 쓰러질 수도 있어.”
남하연이라면 어떤 말도 안 되는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설인아는 불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남하연의 몇 마디 반박을 끝으로 통화를 마친 설인아는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성주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제 내려.”
“뭐?!”
용건 끝났다고 가차 없이 친구를 보내려 하는 설인아에 성주원은 발끈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의 오버가 이미 익숙해진 설인아는 그저 웃으며 물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웃음기가 싹 사라진 얼굴로 그를 보던 설인아는 남하연이 준비했다던 서프라이즈가 설마 이건가 싶었다.
“인아야! 이쪽으로 와.”
술을 마시고 있던 육진수도 고개를 들자마자 보이는 설인아의 모습에 빠르게 표정을 굳혔다.
그는 설인아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남하연을 시켜 이런 자리를 만드는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기 시작했다.
남하연의 목소리에 다른 친구들도 설인아를 발견하고는 하나둘 인사를 건네왔다.
“인아 오랜만이네.”
“그러게, 넌 점점 예뻐진다.”
설인아는 그들의 칭찬에 미소를 지으며 일일이 대답까지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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