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준이 말을 하기도 전에 문성훈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운을 뗐다.
귓불에 유독 반짝이는 푸른색 다이아몬드 피어싱을 한 그는 입꼬리를 올린 채 정하준을 바라보며 대신 답했다.
“당연히 도전이지.”
문성훈의 말에 다른 친구들도 맞장구를 치자 정하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도전할게.”
또 시작된 도전에 신이 난 남하연은 테이블을 탁 치며 친구들을 동원했다.
“다들 얼른 생각해봐.”
그때 문성훈이 잔뜩 흥분해서 번뜩이는 남하연의 눈을 보며 말했다.
“나 생각한 거 하나 있는데.”
문성훈의 꼼수와 장난은 이미 명성이 자자했기에 친구들은 모두 기대에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
남하연까지 재촉하자 그는 턱으로 문 쪽을 가리키며 입꼬리를 올렸다.
“나가서 여자 한 명 찾아서 고백하고 동시에 다른 여자한테 눈웃음 짓는 거 어때?”
“야, 너무 심한 거 아니야?”
평소에 보수적이다 못해 고지식하기까지 한 정하준은 문성훈의 제안을 듣자마자 깜짝 놀랐다.
“그래야 도전이지.”
원래의 정하준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임을 알면서도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문성훈은 전혀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게다가 남하연까지 웃으며 정하준의 어깨를 두드리니 친구들도 하나같이 그의 등을 떠밀기 시작했다.
“그것도 못 해? 도전하겠다고 했으면 책임져야지.”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자 정하준은 어쩔 수 없이 이를 악문 채 소매를 걷어 올렸다.
셔츠 단추를 풀고 소매까지 올리니 어느 정도 귀공자다운 모습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하준은 곧장 스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얘기 중인 두 명의 여자에게로 걸어갔다.
하얀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던 여자는 갑자기 나타난 정하준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여자도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에 완벽한 몸매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정하준 역시 그에 밀리지 않는 미남이었다.
키가 큰 정하준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마침내 낮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까부터 계속 봤는데 너무 제 스타일이셔서요.”
갑작스레 남자의 칭찬을 들은 여자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등 뒤로 가져간 손을 꼼지락대며 쑥스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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