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가까이하지 않기로 소문 난 하시훈이 앞장서서 무대로 내려가니 다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조진성이 빠르게 그 뒤를 따라갔다.
“잠깐만, 형 결혼했잖아요! 내 여자 뺏지 마요!”
그래서 다른 이들도 어리둥절해 하며 그 둘을 따라 내려갔다.
진작에 내려와서 설인아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하시훈은 뒤에서 남자들이 그녀를 두고 수군거리는 소리들을 곧이곧대로 듣고 있었다.
“저 여자 대박인데? 하루만 자면...”
“내 말이! 저 허리랑 가슴 좀 봐. 나 벌써부터 신호 온다.”
“하하하! 여기서 생각하면 뭐해!”
비열하게 웃는 남자들을 향해 하시훈이 차가운 눈빛을 쏘아 보내자 그들은 지레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다.
그 시각, 하시훈과 멀리 떨어져 있던 육진수도 그를 주의하고 있었다.
제성이라는 상업제국에서 가장 많은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남자가 이런 곳에 등장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시훈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던 육진수는 그가 설인아를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놀라움도 잠시 육진수는 빠르게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때, 때마침 노래가 끝나고 설인아가 마무리 동작을 마치자 사람들은 열렬한 박수와 함께 환호를 내질렀다.
그들의 열띤 환혹속에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던 설인아는 다시 고개를 드는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어 버렸다.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하시훈에 당황하던 것도 잠시 설인아는 이내 그를 향해 걸어갔다.
넘치는 박력과 시크함에 벌써부터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있는 걸 보면 그의 기세가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들 놀라는 와중에 설연우만은 설인아를 향해 질투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여우 같은 게 그새 또 잘생긴 남자를 꼬셨다며 씩씩대는 그녀 옆에서는 남하연이 그 둘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남하연은 그 남자가 혜성 그룹 대표인 하시훈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다들 그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도 그럴만한 자리를 만들지 못해 안달 나 하는데 설인아와 하시훈이 꽤나 친해 보여 의아해하는 중이었다.
남하연은 자신이 설인아에 대해 모르는 게 꽤 많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었다.
설인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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