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대가 이런 시간에 나한테 무슨 일이지?”
육성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중얼거렸지만 결국 경비대에서 걸려 온 통화를 받았다.
“육 지휘관님, 소성진이 도망쳤습니다. 현재 타고 있는 우주선이 지휘관님 함대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반드시 소성진을 막아주세요.”
“도망쳤다고? 그게 말이 돼?”
육성주의 표정이 급속히 굳어졌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주의하지 않은 틈을 타서 도망쳤어요.”
통화 너머의 목소리가 잠시 침묵한 뒤 무겁게 이어졌다.
“우리가 야크 연맹을 막 벗어났을 때였어요. 우주선 항로에서 백호 기지 소속으로 보이는 우주선 함대를 발견했거든요. 그래서 그게 지휘관님의 함대인 줄 알고... 접속 허가를 받았고 거기서 지휘관님을 봤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마 그건 지휘관님의 쌍둥이 동생이었겠죠. 동생께서 마지막으로 도망쳤을 때도 벌써 5년 전이니까요. 저는 갑작스레 나타날 줄은 전혀 예상 못 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소성진을 넘겨달라고 했을 때... 별 의심 없이 넘겨줬습니다. 완전히 제 실수입니다. 확인을 제대로 안 했어요.”
“난 분명 야크 연맹 안에 있었는데... 내가 갑자기 나타나서 너한테 사람을 달라고 했으니 너도 의심 없이 넘긴 거겠지.”
육성주의 손이 저절로 힘을 주어 꽉 쥐어졌고 머릿속에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얼굴 하나가 떠올랐다.
“걱정하지 마. 지금 당장 쫓아가서 막을게.”
“알겠습니다. 저도 협조할 게요. 이번엔 소성진 뿐만 아니라... 지휘관님의 동생인 육동혁도 반드시 함께 잡겠습니다.”
육성주의 목소리가 점점 차가워지자 옆에서 듣고 있던 윤초원도 이유를 모르게 긴장해졌다.
‘통화 받기 전부터 이 시간에 경비대가 무슨 일이지라고 중얼거렸고... 지금은 누가 도망쳤다고? 도망친 인물이라면 아마도 다름이 아닌 소성진이겠지.’
한편 진우빈의 칩 스크린은 그녀가 있는 자리에서도 잘 보였다.
그런데 진우빈은 누가 메시지를 보낸 걸 확인하자마자 바로 칩 스크린을 꺼버렸다.
하지만 알림음은 계속 울리고 있었다.
“메시지 좀 확인하지 그래?”
윤초원은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진우빈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같이 볼까? 혹시 답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내가 도와줄게.”
“안 돼!”
도와준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우빈은 반사적으로 거절했다.
“하하. 별거 아니야. 전에 친구 추가한 홍보사원이야. 신제품 나왔다고 홍보 메시지 보내는 거야.”
진우빈은 코끝을 문지르며 시선을 회피했다.
“그래? 괜찮은 거 있으면 사 와도 돼.”
윤초원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더는 그를 놀리지 않았다.
아까 그가 칩 스크린을 열었을 때 그녀는 아주 잠깐이지만 메시지 하나를 흘끗 봤었다.
[네가 애교도 부리고... 귀엽게도 굴고 해야지. 처음 본 남성체한테 밀릴 거야?]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누군가가 진우빈에게 연애 코치를 해주는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살짝 눈을 치켜떠 여성체의 표정을 살폈다.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
여성체는 그가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걸 보곤 못 이겨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너 원래 몸이 약하잖아.”
그런데 남성체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숨이 막힐 정도로 그녀의 입술을 깊게 훔쳤다.
결국 그가 입을 떼었을 땐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속삭였다.
“난 괜찮아. 너만 행복하면 돼.”
“정말이지. 넌...”
여성체는 한숨을 쉬며 그의 꼬리 특정 부위를 슬쩍 꼬집었다.
“앗... 수진아... 조금 아파.”
여우 귀 남성체는 꼬리를 움찔하더니 이내 그 꼬리로 그녀의 팔을 감싸안았다.
“그만해!”
여성체는 그가 또 무슨 짓을 하려는지 감을 잡고는 재빨리 제지했다.
“너 그 동생 도와주기로 했다며? 여성체를 꼬시는 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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