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장례식장.
화장 절차를 마친 성시완은 끝까지 관이 화장로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봤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출입문 쪽으로 도강우와 심유준이 나란히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성시완은 그들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두 분, 혹시 하윤이 진짜 죽었는지 확인하러 오신 건가요? 이쯤 됐으면... 이제 믿어줄 수 있겠죠?”
심유준은 아무 말 없이 성시완을 스치듯 한 번 바라보고는 화장로를 응시했다.
곧 눈가가 붉어지며 미세하게 떨렸고 이내 얼굴까지 새하얗게 질려갔다.
“저 안에 있는 사람이... 진짜 그 골칫덩이 맞아?”
“골칫덩이?”
성시완이 비웃으며 콧방귀를 뀌었다.
“심유준, 네 머릿속엔 도대체 뭐가 들었냐? 너희 어머니 돌아가신 건 위암 때문이야. 하윤이랑은 아무 상관없다고. 하윤이가 없었어도 결과는 같았을 병이었다고.”
“닥쳐!”
심유준이 이를 악물고 성시완을 향해 고함쳤다.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한 발 앞으로 내딛는 순간, 도강우가 재빨리 그의 앞을 막아섰다.
“도강우, 지금 뭐 하는 거야?”
심유준이 분에 찬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설마... 저 자식 편드는 거야?”
도강우는 심유준을 짧게 바라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려 성시완을 똑바로 마주했다.
“하윤이는 아직 제 아내입니다. 이후는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네가?”
성시완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의심과 냉소가 섞인 얼굴로 도강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설마 유골 들고 강물에 던져서 물고기 밥 만들 생각은 아니겠지?”
“그럴 일 없습니다.”
짧은 정적을 두고 도강우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성시완은 그 말에 잠시 심유준을 쳐다보았다.
도강우는 그 시선의 의미를 단번에 파악하고는 즉시 입을 열었다.
“유준이도 그런 일 없을 거예요.”
“그럼 됐어요.”
성시완은 더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심유준이 끝내 참지 못하고 말했다.
“강우야, 저 자식이 우리 앞에서 저렇게 비아냥댔는데... 그냥 보내?”
하지만 도강우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화장로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가슴께를 움켜쥐었다.
심장이 조여들었다.
바늘로 콕콕 찌르듯 파고드는 통증이 점점 더 심해졌고 숨이 턱 막혀왔다.
‘심하윤이 죽었는데... 왜 가슴이 이렇게 아픈 거지?’
심유준도 조용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고개를 푹 숙인 채 힘없이 웃었다.
직원은 도강우를 잠시 바라보았다.
첫인상부터 단정하고도 날이 선 분위기, 범상치 않은 남자였다.
그런 사람의 아내라면 분명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여자가 이토록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다니, 직원의 얼굴엔 자연스레 묵직한 연민이 스쳤다.
“죄송하지만... 혹시 부인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심하윤입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직원의 눈이 잠시 커다랗게 열렸다.
그 미묘한 변화를 놓치지 않은 심유준의 눈빛이 번뜩였다.
“거 봐! 내가 뭐랬어? 심하윤 안 죽었다니까! 아까 그거 전부 성시완이 짜놓은 연극이었다고.”
하지만 이내 직원의 입에서 나온 말이 그의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죄송합니다만... 심하윤 씨 유골은 이미 수령해 가셨어요. 조금 전 당신들과 대화하셨던 그 남자분이 가장 먼저 오셔서 받아가셨습니다.”
‘성시완... 이 자식이!’
심유준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언가를 말하려던 찰나, 도강우는 이미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입구에 도착했을 때 이미 성시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심유준도 숨을 헐떡이며 뒤쫓았고 급하게 사방을 둘러봤지만 성시완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 불안이 엄습해왔다.
그는 떨리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려 도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우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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